"막내 매니저는 처벌받아도 되나?"... 영장판사, 김호중에 강한 질책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이 핵심 증거물인 휴대폰의 비밀번호를 경찰에 알려주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통사고 현장에서 이탈한 뒤 소속사 매니저를 대신 경찰에 출석시키려 한 김호중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전담판사의 강한 질책을 받기도 했다.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는 모습(좌)과 2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와 호송차로 이동하는 모습.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낮 12시부터 1시간 가량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사고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 등 4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호중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김호중은 법원에 출석하며 "반성한다, 죄송하다"고 사죄했으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직접 없앴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김 씨는 24일 오전 10시 58분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했다.


그는 ‘소주를 3병 마셨다는 유흥주점 직원 진술이 있는데 거짓말한 것이냐’, ‘메모리카드는 직접 제거한 것이냐’, ‘사고 직후 현장을 왜 떠났냐’는 등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반복한 뒤 법정으로 들어갔다.

약 50분 만에 심문을 마친 김 씨는 포승줄에 묶인 채 법원을 나서며 거듭 “죄송하다.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영장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서울 강남경찰서 유치장에서 대기해야 한다.

김 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맞은편 택시를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매니저가 경찰에 허위 자수하고 김 씨는 사실상 음주 측정이 불가능한 사고 17시간 뒤에야 조사에 응하면서 소속사와 조직적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김 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를 받는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41) 대표와 김 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는 본부장 전모 씨도 함께 영장심사를 받는다.


앞서 경찰은 김호중의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당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검사 일정이 잡힌 후 김호중 측은 공연 진행 이유로 일정 연기를 요청했으나 법원으로부터 기각돼 예정대로 진행하게 됐다.
이번 김호중의 심문에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이례적으로 담당 검사가 직접 심사에 출석, 구속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사고후 미조치 등)를 받는다.

사고 3시간 뒤 김씨 매니저가 김씨의 옷을 입고 경찰을 찾아 자신이 사고를 냈다며 허위 진술하고, 소속사 본부장이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하는 등 이들이 조직적으로 범죄를 은닉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특히 본부장 전모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제거된 메모리카드를 자신이 “삼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것은 자신이며, 메모리카드 제거는 본부장 개인의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김호중은 음주운전을 부인하다가 사고 열흘 만인 지난 19일 음주 사실을 시인했다. 김호중은 23~24일 예정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첫날 출연을 강행했으나 24일에는 출연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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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