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고체 물질 속 ‘암흑 전자’ 규명
연세대 김근수 교수 연구팀,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 논문 게재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고체 물질 속에서 빛으로 관측할 수 없는 ‘암흑 전자’의 존재를 규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김근수 연세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미국·영국·캐나다 등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고체 물질 속의 ‘암흑 전자’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글로벌 리더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것으로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지난 29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자연에는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하지 않아 관측이 어려운 암흑 상태가 존재한다.
이는 다양한 자연 현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확인되지 않은 암흑 상태의 존재 규명은 인류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여러 난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할 수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암흑 상태의 전자는 원자나 분자에 존재했고 수많은 연구자는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고체 물질 속의 전자는 암흑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왔다.
김근수 교수 연구팀은 같은 종류의 원자가 한 쌍으로 대칭을 이룰 때 발생하는 양자 간섭을 연구하던 중 이를 두 쌍으로 확장하면 어떤 조건에서도 관측이 불가능한 암흑 상태의 전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측했다.
이후 4년 동안 꾸준히 연구하면서 전자의 암흑 상태를 설명하는 모델을 고안했고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고온초전도체 구리 산화물에서 관측할 수 없었던 전자가 암흑 상태에 해당함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고체 물질 속에서도 전자들이 암흑 상태로 존재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또한 고체 물질 속 전자가 암흑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 구성 원자들의 독특한 배열에 있음을 밝혔다.
고체 물질의 원자들은 미세한 단위 구조가 반복되는 형태로 배열된다.
이 단위 구조에 같은 종류의 원자 네 개가 두 쌍으로 짝을 지어 대칭을 이룰 경우 전자 간 상쇄간섭이 발생해 빛 에너지, 편광, 입사 방향 등 어떠한 측정 조건으로도 관측할 수 없는 암흑 상태의 전자가 형성됨을 확인했다.
김근수 교수는 “고체 속 암흑 전자의 존재 규명은 보이지 않는 존재를 인식했다는 차원을 넘어 그 존재를 모를 때 설명할 수 없었던 양자현상을 이해하는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현대 물리학의 오랜 난제인 고온초전도의 비밀을 푸는 데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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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