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운전기사 월급도 먹사연이 지급" 법정 증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으로 알려진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이 그의 운전기사의 월급을 지급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6일 오전 송 전 대표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등 공판에서 먹사연의 전직 사무국장을 지낸 김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김씨는 송 전 대표의 제안으로 2017년 11월경부터 2020년 1월까지 먹사연 사무국장을 맡아 실제 조직 내 살림을 도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검찰 신문 과정에서 먹사연이 송 전 대표의 수행비서와 운전기사로 근무했던 황모씨의 월급을 지급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9년 7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매월 120만~180만원의 금원이 먹사연 계좌에서 황씨에게 이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이날 법정에서 먹사연이 송 전 대표의 수행비서이자 운전기사 역할을 했던 인물의 월급을 준 적 있다고 했다. 그는 검사가 “증인이 먹사연 사무국장으로 재임하던 시기 송 전 대표의 수행비서 역할을 한 A씨에게 먹사연 자금으로 돈을 지급한 적이 있냐”고 묻자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씨는 “당시 송 전 대표의 세컨드(두 번째) 운전기사를 구해야 했는데, 의원실 페이(돈)가 없어서 보좌관이 ‘밥값만 챙겨주라’며 부탁했다”면서 “당시 최저임금을 책정해서 100만 원 정도 줬다”고 말했다. 정식으로 급여 지급이 가능한 의원실 티오가 없는 상황이라 A씨에게 송 전 대표의 운전기사 업무를 맡기고 급여를 먹사연이 대신 줬다는 것이다.

김씨는 다만 “A씨가 송 전 대표의 운전기사로 채용됐는데 송 전 대표가 돈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행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 제가 져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또 송 전 대표의 측근인 박용수 보좌관에 의해 먹사연 사무국장을 관두게 됐다고도 했다. 김씨는 “2019년 11월쯤 박용수 보좌관에게 그만뒀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B(먹사연 회계담당자)씨에게 인수인계해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김씨는 “(그만두라는 것이) 의원님 뜻이냐고 (박 보좌관에게) 물었는데 답변을 안하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후 재판에서는 김씨에 대한 송 전 대표 측의 반대신문을 진행했다. 송 전 대표 측은 먹사연의 역할이 송 전 대표의 외곽조직이 아니라는 취지를 강조했다. 송 전 대표 측이 “김씨가 조직 사업 확대를 통한 회원 증대 방안을 작성했는데 송영길 전 대표의 사조직처럼 운영한다는 취지와 다른 것 아니냐”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송 전 대표는 먹사연의 스타회원”일 뿐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증인신문 이후 송 전 대표의 보석 신청에 대한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된 그는 최근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증인석에 선 김씨의 퇴직 이후 이모씨가 소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먹사연이 송 전 대표의 외곽조직으로 활동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송 전 대표가 지지세력을 매수하기 위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6000여만원이 든 돈봉투를 나눠주는 과정에 관여했다고도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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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