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된 '이수진 입'…이재명 측근 비리 증거까지 꺼냈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에서 사실상 컷오프(공천배제)된 뒤 탈당한 이수진(서울 동작을,사진) 의원의 입이 민주당 지도부의 ‘시한폭탄’으로 떠올랐다.
탈당과 동시에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직격한 데 이어,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이자 친명계(親이재명계)인 김병기(서울 동작갑)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 측근들 비리와 불공정에 대해 증거까지 전달하면서 충언했다"며 "지역구에 현역인 저를 뺀 여론조사가 계속 돌았고, 당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총회에서 '이렇게 하면 선거 진다'고 비판했지만 지도부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역시나 컷오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이 대표 측근들의 비리'는 지난 23일 그가 CBS 유튜브에 출연해 폭로했던 내용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검증 과정에서 타당하지 않은 이유로 탈락한 분들이 저에게 '우리를 억울하게 컷오프시킨 분은 정작 이런 비리가 있다'며 진술서를 써왔다"면서 "(진술서엔) '검증위원장 측에 돈을 줬었다. 물론 6개월 후인가 돌려받았지만, 돈을 줬다'(고 쓰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돈 줬다는 사람이 진술서를 써왔으니 굉장히 신빙성이 있는 것"이라며 "이걸 묻어둘 수 없어서 당 대표실로 (진술서를) 넘겼지만 당 대표실에서 윤리감찰단을 거쳐 검증위로 다시 갔다. 본인한테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이렇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즉, 공관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제기해 자신이 공천 심사에서 보복성 컷오프를 당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김 의원 측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 의원은 탈당 이후 줄곧 이재명 대표와 측근, 그리고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을 연일 저격하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탈당 기자회견에서도 "이 대표를 지지했는데, 지금 후회한다"면서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며 이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전날엔 페이스북에 "(탈당 후) 억울함과 배신감에 만신창이가 된 저에게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은 '너를 공천 안 한 거 보니 시스템 공천 맞구나, 어디서 똥 뿌리냐, OO당에나 가라, 다시는 정치하지 말라' 등 더 이상 열거할 수 없는 막말 문자들을 보내고 있다"고 적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러니 이재명 주변 사람들이 자살들을 했구나"라며 "이제 저도 그 억울함과 비정함이 자살까지 이끌겠다는 걸 절감했다"고 재차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과도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마을’에 따르면 한 지지자가 “우리 대표님 너무 미워말라”고 문자를 보내자 이 의원은 “너네 대표님이 나를 패대기쳤는데 너네 눈엔 대표한테 당한 사람은 전혀 안 보이니?”라고 답장했다. 25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비교한 댓글에 “민주당도 국힘(국민의힘)처럼 못 해야돼? 제가 당 대표 옆에서 아부만 떨었으면 공천배제 됐겠어?”라고 맞받았다.
이 의원은 "적지 않은 분들이 억울하고 폭력적인 댓글이나 문자로 자살을 했고, 앞으로도 그런 억울한 죽음이 있을 것(같다)"며 "제가 며칠 당해봤는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지금부터는 끝까지 추적해 법적 대응을 단호하게 하겠다"고 썼다.
‘재명이네마을’ 카페 매니저는 24일 공지를 통해 “정상적 대화조차 불가능한 모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해 더 이상 거론하지 말아달라”며 회원들에게 ‘이수진 언급금지’를 요청했다. 일부 회원은 “이 의원에게 낸 정치후원금을 환불받겠다”며 지역사무실 등으로 환불요청을 하고 있다.
판사 출신인 이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 '영입 인재'로 동작을에 출마해 원내 입성했다. 최근 당이 '전략 지역'으로 지정해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되자 지난 22일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이 탈당하며 이 대표를 저격하자 이 대표 지지자들로부터 악성 문자 등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이 의원 지역구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등의 전략공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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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