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세계 어느 나라 의사도 환자 목숨 볼모로 극단행동 안 해"
대통령실이 25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의대 정원 증원을 두고 의사들이 환자 목숨을 볼모로 집단 사직서를 내거나 의대생이 집단 휴학기를 내는 등의 극단적 행동을 하는 경우는 없다"며 의료계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또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재차 못박았다.
김수경 대변인은 전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협의회)의 성명을 거론하며 "기본적 사실관계를 바로잡는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전 의료계 의견을 듣지 않았다'는 지적에 김 대변인은 지난해 2월 윤 대통령이 서울대병원 소아병동, 10월 충북대 병원, 올해 2월 분당서울대병원 등을 방문한 사실을 거론하며 "각계 의견을 경청했다"고 반박했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도 거듭 강조했다. 성태윤 대통령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존 2,000명을 의사 측과 조율해 낮출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추계한 2,000명 자체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필요한 인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성 실장은 "원래 필요했던 의사 충원 규모는 3,000명 내외"라며 "정부는 여러 요건을 고려해서 지금 2,000명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가 증원 수치에 반발하고 있는 것을 겨냥해선 "(증원) 인원이 많은 것이 아니라 인원 자체가 30년간 한 번도 증원되지 못한 관계로, 감소된 인원이 누적해 7,000명에 이를 정도"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입장이지만 '2,000명 증원안'이 조건이 될 수 없단 점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가 양보할 수 없는 부분들을 내걸며 '그것(의대 증원 인원 축소)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2,000명 증원을 위한 본격 작업에도 착수했다. 교육부는 다음달 4일까지 전국 의과 대학들에 증원 가능한 인원에 대한 답변을 회신 받고 이를 토대로 교육 여건, 향후 교수 확충 계획 등을 살펴본 뒤 최종 정원을 배정할 계획이다. 성 실장은 "우리나라에 17개 정도의 의대가 50명 정도 미만의 소규모 의과 대학인데 이 경우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라도 인원이 충원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고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인들을 향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성 실장은 "정부의 입장은 환자를 떠나는 일이 없도록 간곡히 부탁드리고 환자 곁에 있어달라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환자 곁을 지키는 의사·간호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을 즉각 중단하라며 이 같은 정책이 의학 교육을 부실하게 만들 뿐 아니라 의료비를 폭증시키고 미래세대에 이로 인한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10시 기준 주요 94개 병원에서 소속 전공의 중 8897명(78.5%)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체 전공의의 69.4%인 7863명은 사직서를 제출한 뒤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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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