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같이 타자" 한동훈 "자리 있습니까" 열차 동승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특화시장 화재현장을 점검한 뒤 전용열차로 함께 상경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포옹하고 있다.

이날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장 점검을 마친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에게 "열차로 같이 타고 갈수 있으면 갑시다"라고 제안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자리 있습니까"라고 묻고 윤 대통령과 함께 전용열차로 향했다. 이들은 함께 전용열차로 이동하며 최근 발생한 현안에 대해 속깊은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불거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20여년 인연의 검사 선후배 간 갈등이 봉합된 셈이다.

이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전날 밤 대형화재가 발생한 서천특화시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충남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8분쯤 시작된 서천특화시장 화재는 두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1시15분쯤 큰 불길을 잡았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시40분쯤 화재가 발생했던 서천특화시장에 도착했다. 이에 앞서 화재 보고를 받은 뒤 수색 구조와 가용인력 및 장비 총동원을 지시한 바 있다.

미리 현장에 도착해 있던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맞았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고,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어깨를 툭 치는 등 친근감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의 인사를 마친 뒤 현장에 나와있던 유의동 정책위의장, 충남 보령시서천군을 지역구로 둔 장동혁 사무총장, 정희용 원내대변인, 김형동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충남을 지역구로 둔 정진석·홍문표 의원 등과도 인사를 나눴다.

이어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함께 소방본부 관계자로부터 화재진압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어 한 위원장을 포함한 당 지도부와 함께 화재현장을 둘러보며 점검에 나섰다.

당초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부터 의원회관, 중앙당사 등 당 사무처를 순방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화재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일정을 취소한 뒤 서천특화시장을 긴급 방문했다.

한편 최근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 등은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 등과 관련해 한 위원장의 최근 행보가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 공천을 훼손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한 위원장은 사퇴 요구를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밝히며 갈등이 전면에 부각됐다.

21일 윤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해온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여당 국회의원 전원이 모인 모바일 메신저 단체대화방에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는 내용의 글을 공유하면서 촉발된 이번 갈등은 사흘째인 이날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상황이 더 악화되면 공멸한다는 절박함에 양측 모두 추가 대응을 자제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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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