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 줄 4천500원인데, 배달료가 4천원” 등 돌린 사람들…배달 끊었다
#. 30대 직장인 A 씨는 며칠 전 오랜 만에 배달앱을 켰다가 깜짝 놀랐다. 4500원짜리 김밥 한 줄을 시키려고 했더니 배달료가 김밥 한 줄 가격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A 씨는 “최소 배달 금액을 채우기 위해 김밥 2줄을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 버튼을 눌렀더니 배달료가 4000원이더라”며 “김밥 한 줄 먹으려고 1만3000원을 쓰는 건 과하다 생각해 결국 냉장고에 있는 걸로 대충 끼니를 때웠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배달대행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수가 매달 뒷걸음질 치고 있다. 덩달아 결제액도 크게 줄어들었다. ‘배달 대목’인 연말에도 수요가 예년 수준에 크게 못 미치며 배달업계가 시름에 빠졌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주요 배달앱의 결제추정금액을 조사한 결과 올해 11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 3사의 결제추정금액이 1조5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1월 1조2200억원 이후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해당 수치는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만 20세 이상 한국인이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로 지불한 주요 배달앱 3사 결제액을 추정한 것이다. 법인카드, 법인계좌이체, 기업 간 거래, 현금, 전화주문, 현장결제, 상품권, 간편결제로 결제한 금액은 포함되지 않았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배달앱 3사의 결제추정금액은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다. 올해 8월 2조300억원에서 9월 1조9000억원, 10월 1조8800억원 등 뒷걸음질 치고 있다. 올해 11월 결제자 수도 2020년 12월 1875만명 이후 가장 적은 1910만명을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다.
배달앱 이용자수 급감은 월간활성사용자수(MAU)에서도 엿볼 수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1월 국내 대표 배달플랫폼 배달의 민족 월간활성사용자수는 1898만8926명으로 2021년 2월 이래 최저치로 나타났다. 올해 8월 이래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설상가상 배달 수요가 증가하는 12월에도 배달 수요 회복세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12월4~10일 주간활성사용자수(WAU)는 1301만7416명. 지난해 같은 기간(12월5~11일) 1338만5155명 보다 36만명 가량 적다.
업계에서는 배달앱 이용자수 이탈이 경기 침체 및 고물가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생활에 여유가 줄어들며 ‘외식’ 대신 집밥이나 편의점 간편식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유통공사가 발표한 올 3분기 외식산업경기지수는 79.42였다. 이는 지난해 1분기(70.64) 이래 최저치다. 해당 지수는 100이 넘으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4분기 전망도 우울하다. 4분기 외식산업 경기지수 전망치는 83.85로 전분기 대비 3.46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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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