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7년, 당적만 5번 바꾼다…논란의 조정훈 영입하는 與, 왜
전략적 선택일까, 기회주의적 행태일까. 지난달 21일 국민의힘 입당을 선언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과 시대전환의 합당이 완료되면 국민의힘 소속으로 신분이 전환되는 조 의원을 두고 정치권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조 의원은 지난 5일 MBC 라디오에서 “지난 3년 반 동안 야당으로 활동해보니 ‘시대전환’이라는 작은 배로 대한민국을 앞으로 끌고 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제는 큰 배에 올라타서 대한민국을 앞으로 끌고 나가보고 싶었다”며 국민의힘 입당을 선택한 이유를 재차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3지대 신당 ‘새로운선택’ 창당에 관여하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자신을 ‘기회주의자’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제가 입당 선언을 하면서 ‘내년 총선에 제3지대는 없다’고 해버려서 괘씸하게 여기신 것 아닌가 한다”고 했다.
‘기회주의자’ 논란이 불거진 건 조 의원이 정치권 입문 후 지금까지 ‘무소속→더불어민주당→시대전환→더불어시민당→시대전환’ 순으로 당적을 총 4차례 바꾼 점 때문이다. 2016년 민주당에 입당한 그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탈당 후 시대전환을 창당했다가 한 달 만에 민주당 비례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에 입당했다.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서 당선된 후에는 다시 시대전환으로 복귀했다.
이번에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정치 경력 7년 동안 당적을 5차례 바꾸게 된다. 조 의원은 “대기업을 나와서 창업한 사람들을 두고 ‘회사 두 번 바꿨다’고 욕하는 기업인은 없다”고 했지만, 야권에서는 “카멜레온 정치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금배지를 달기 위해 민주당에 왔다가 결국은 국민의힘으로 간 것에 대한 국민 시선이 차가울 것”이라고 했다.
이런 논란에도 여권이 조 의원을 영입한 건 그가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도움되는 인물로 봤기 때문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조 의원은 지난해 2월 민주당이 추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반대해 주목받았다.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이력도 4050 화이트칼라에게 관심받는 요인이다. 여권 관계자는 “조 의원은 경제·금융 전문가여서 실용주의를 선호하는 중도층의 관심도가 크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조 의원을 ‘민주당 저격수’로 내세울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는 지난 5일 MBC라디오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렇게 갈라치기를 한 적이 있느냐, 아니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팬클럽 노사모가 ‘개딸’(극성 이재명 지지층)처럼 맹목적으로 추종했느냐”며 “민주당은 앞으로 가는 정당이 아니라 멈춰있는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조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이 되면 그가 하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초록동색’으로 여겨져 주목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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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