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퇴진 집회 시민단체, 30배 불어난 ‘수상한 행사비’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를 매주 열고 있는 촛불승리 전환행동(촛불행동)이 매번 비슷한 규모의 행사를 개최하는데도 행사비용이 갑자기 30배 이상 불어나는 등 일반적이지 않은 집행비용 편차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오후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시청역 일대에서 ‘제40차 촛불대행진’을 열었다

지난해 4월 19일 출범한 촛불행동은 매주 광화문과 세종로 일대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집회를 열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2월 태평로 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얼굴사진을 붙인 인형을 향해 활쏘기 행사를 하는 등 강경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25일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결산자료에 따르면 1차 집회 당시 331만원에 불과했던 촛불행동의 행사비용은 15차 집회에서 1억767만원으로 급증했다. 촛불행동의 집회는 사회자를 비롯해 공연팀, 방송차량, 크레인, LED차량, 천막, 난방용품 등을 활용해 매주 거의 비슷한 방식의 집회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주최측의 결산보고에 따르면 행사비용은 매번 들쭉날쭉한 추이를 보였다. 15차 집회 때 1억767만원을 기록한 행사비용은 16차 8619만원, 17차 5509만원, 19차 9675만원으로 큰 편차를 나타냈다. 제일 최근인 43차 집회 행사비용은 3752만원까지로 줄어들었다.

방송차량, 크레인, LED차량 대수에 따라 행사비용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행사비용이 1억원을 상회한 15차 집회는 ‘전국집중 촛불대행진’이란 이름으로 개최됐다. 당시 결산보고에 따르면 크레인 4대, LED차량 3대, 방송차량 10대 등을 사용하면서 비용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LED차량과 방송차량 등을 결산보고에 보고한 만큼 실제로 현장에서 사용했는지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몇대의 차량을 동원했는지를 증빙하는 사진자료 등이 결산보고에 첨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지난 1월 7일 열린 22차 집회에서 결산보고에 방송차량을 3대 사용했다고 명시했지만 이날 현장에 직접 참석한 이벤트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집회에는 방송차량이 2대만 등장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현장에서는 2대의 방송차량이 사용됐고, (결산보고에) 기재한 금액 441만원은 방송차량의 2대 금액에 불과하다”고 증언했다.

통상적인 업계 견적보다 촛불행동의 결산보고에 기재된 지출금액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음향·무대·조명·방송중계 등 항목 등이 촛불행동 결산보고에는 일반적인 견적보다 20~36% 정도 높게 올라왔다.

지출항목이 아예 동일한데도 큰 편차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3752만원을 집행한 지난 10일 43차 집회에서는 음향시스템, LED차량 1대, 행진 방송차량 2대, 방송중계, 공연섭외비 등 인건비, 렌탈, 스탭 식사비, 물품 구입 등에 비용을 지출했다.


직전 주인 42차 집회에서도 지출항목은 동일했지만 4499만원을 행사비용으로 집행했다. 42차 집회에서는 LED차량과 방송차량 동원 대수도 차이가 없었다. 방식뿐 아니라 규모도 비슷했지만 700만원에 가까운 집행비용 차이가 난 것이다.


집회 등을 대신 주최하는 이벤트 업계에서도 촛불행동의 비용 집행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주 유사한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데 비해 결산보고서의 금액 편차가 매우 심한 것 같다”며 “매주 주말 반복적으로 진행되고 행사 개최 준비에 대한 특별한 연출이나 준비사항이 많이 없다보니 난이도가 낮아서 기획사 입장에서는 더 저렴한 금액으로 진행했을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서범수 의원은 “매번 비슷한 규모와 장비로 개최되는 행사비용이 몇 달 사이에 30배 이상 불어났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대부분 시민들의 자발적 성금으로 개최되는 만큼 세부내역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하고 부정사용 의혹이 있다면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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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