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강연 카이스트 교수 "오염처리수, 너나 먹으라? 먹을 수 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국민의힘 의원들을 상대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주제로 강연하던 중 오염처리수에 대해 "'너나 먹으라'고 하면, 저는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TF' 위원을 맡고 있다.
정 교수는 20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한 강연에서 "(오염수를) 먹으면 증명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먹으면 어떤 일이 있겠나. '독한 놈 봐라. 그걸 먹네' 이렇게 될 수밖에 없다"며 "이건 참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티끌 모아 태산 아니냐'(라고 하는데) 티끌이 태산이 되려면 티끌을 태산만큼 모아야 한다"며 "티끌은 모아도 티끌이다. 피폭량은 작은 양을 장기간 (피폭)해도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최근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로 소금 사재기가 일어나고 있는 데 대해 "삼중수소는 소금에 남아있지 않다. 우리가 물을 증발시키고 소금을 얻지 않나"라며 "세슘, 플루토늄, 스트론튬은 우리 바다의 물로 지금까지 천일염을 만들어왔다면 소금에 같이 다 들어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위험성에 대해 정 교수는 일본이 알프스(ALPS, 다핵종처리설비)를 가동하지 않고 오염수를 1년 안에 다 바다에 버리고 후쿠시마 인근 10킬로미터 안에 있는 물고기를 가둔 상황을 가정한 뒤 "그 생선만 계속해서 1년 내내 섭취한다고 했을 때 얼마만큼 피폭받겠나"라며 "나노시버트의 3/1000이다. 1마이크로시버트가 하루치 피폭량인데 그것의 1/1000의 3/1000이니까 아무 의미 없는 수"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한국 정부가 오염수 방류에 찬성하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관련 WTO 소송에서 불리해진다'는 주장에도 반론을 폈다. 그는 "우리가 WTO에 제소당했을 때 1심에서 졌다. 진 이유가 뭐냐.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우리 국민이 섭취할 경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며 "위험성을 우리가 입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2심에서는 우리가 그(후쿠시마) 바다는 사고가 있었고 영향이 아직 남아있다. 그러니 우리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를 검역하는 것과 그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를 검역하는 건 다르다는 논리를 가져왔다"며 "오염수를 방류하면 '그 바다와 우리 바다가 다르다'는 논리는 계속 가져갈 수 있다. 오히려 강화된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면 일본에서 보관하면 되지 않나'라는 질문에는 "무의미한 논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쓴 생활폐수도 정화해서 한강으로 내보낸다. 결국 바다로 간다. 그럼 정화한 물은 위험한가. 그렇지 않다"며 "하류 주민이 '(생활폐수) 방류에 절대 반대한다. 위에 사는 도시에서 방출하지 마라' 그러면 사회가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기술적으로 말하면 이걸(오염수) 어디에 보관하건 결국 바다로 가게 돼있다. 밭에 뿌린들 논에 뿌린들 바다로 간다"며 "다만 그 경로만 추적하기 어려워진다. 바다에 방류하면 우리가 감시하기 좋다. 바닷물을 채취해서 측정하면 된다"고도 주장했다.
정 교수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에너지 분야 민간 전문·실무위원으로 활동했던 대표적 친원전 전문가다. 지난 5월 국민의힘이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를 출범하면서는 민간 전문가 위원으로 임명됐다.
정 교수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지난 2021년 1월 월성원전 방사능 오염수 누출 논란이 일었을 때 "월성원전 주변에 사는 주민의 삼중수소 피폭량은 1년에 바나나 6개나 멸치 1그램을 먹는 수준"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쓰기도 했고, 이로 인해 자연 방사능 노출을 끌어와 핵발전소 안전관리 부실을 덮으려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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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