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시계 차고 수업… ‘공교육 수능 반발’ 일타강사들의 호화생활

공교육 과정 밖에서 출제되는 이른바 ‘킬러문항‘ 풀이 비법을 강좌 소개에 내걸고 인기를 끌어온 일타강사들이 ‘수능 교육과정 내 출제’라는 정부 방침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 대립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일부

강사들이 강의실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과시해온 초호화 생활이 재조명받고 있다.


▲ 현우진씨가 착용한 억대 시계.

메가스터디 소속 수능 수학영역 강사인 현우진씨는 지난 17일 인스타그램에 ‘공교육 수능 방침이 6월 모의평가에서 이행되지 않은 점을 대통령이 질책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애들만 불쌍하지…” “9월(모의평가)하고 수능은 어떻게 간다는 건지…”라고 적었다.

‘공교육 수능’이 마치 갑작스런 방침이란 식으로 읽히지만, 실제로 정부는 일찌감치 이 같은 기조를 거듭 천명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작년 말부터 ‘사교육 경감 대책’의 하나로 학원 도움을 받아야 풀 수 있는 ‘킬러 문항’을 배제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맞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3월 발표한 수능 시행 계획에서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를 갖춘 문항을 출제할 계획”이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메가스터디 강사 소개에는 현우진씨에 대해 “킬러, 준킬러 문항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친구들에게 강좌를 추천한다”고 적혀 있다.

현우진씨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한 후 현재 메가스터디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연 수입은 2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엔 “소득세가 130억원”이었다고 직접 인증했다.

올초 한국교육개발원이 국민 5000명 여론조사를 통해 조사한 ‘세대별로 살펴본 교육에 대한 인식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의 사교육비가 부담된다는 응답은 2001년 81.5%에서 2020년 94.3%로 12.8%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는 학생·학부모들로부터 쌓아올린 부(富)를 소셜미디어 등에서 거리낌없이 과시해왔다.


현우진씨는 2017년 당시에 국내 최고가 아파트였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PH129′의 분양권을 250억원에 대출 없이 매입해 화제가 됐다. 현우진씨는 2018년에도 약 320억원에 달하는 강남구 논현동 빌딩을 대출 없이 매입했다. 이런 집에서 사는 자신의 일상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현우진씨는 억대 시계를 차고 수업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 유명인들의 시계 정보를 제공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kstar_watch’에는 2021년 당시 수업 도중 포착된 현우진씨의 손목시계를 소개한 글이 올라왔었다.

현우진씨가 착용한 시계는 스위스의 한 명품 브랜드 제품으로 추정됐다. 출시가는 1억 3500만원이었으나, 리셀 마켓에서는 평균 3억 500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시계였다.

현우진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점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가 구입한 일본 작가 쿠사마 야오이 작품 4개의 도합 낙찰가는 108억5000만원이다.

“학교마다 선생님마다 가르치는 게 천차만별이고 심지어 개설되지 않는 과목도 있다”고 주장하며 ‘공교육 수능’ 반대 입장을 밝힌 역사 강사 이다지씨도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등을 통해 자신의 수입차와 고급주택을 공개한 바 있다.

이다지씨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롯데월드타워 최고급 주거 시설인 ‘시그니엘 레지던스’에서 찍은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가는 40억원에서 250억원에 달한다.


이다지씨 역시 킬러문항 전문가를 자처해왔다. 메가스터디의 소개 글에는 “역사의 통찰력, 사고력을 키우고 킬러문항을 해결하세요”라며 “킬러 문제에 자신감을 주는 필수 강좌”라고 적혀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사교육 문제와 관련 “학원만 배불리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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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