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살인 정유정 휴대폰 내역 충격…보통과 달랐다
과외 아르바이트 앱을 통해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사진)의 휴대폰 조사결과 타인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손수호 변호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유정이 '은둔형 외톨이'로, 사회와 단절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취직 준비를 했지만 특별한 직업 없이 5년 간 무직으로 지냈고 휴대전화 이용 내역을 봤더니 다른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은 게 사실상 없었다"며 "이미 사회와 단절돼 범죄물에 빠지면서 자신만의 상상 속에서 수천, 수만 번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고 이번에 현실에서 실행하게 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은둔형 외톨이 자체가 범죄도 아니고 전부 다 범죄로 연결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안 좋게 진행될 경우 끔찍한 범죄가 벌어질 수 있다"며 "사회적 유대관계가 있는 사람은 설령 생각이 일시적으로 왜곡됐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서 바로잡을 기회를 갖게 되지만 단절된 사람들은 그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정유정을 사이코패스로 볼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약간 이상한 부분들이 있다"며 "사이코패스로 확답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정유정은 일반 사이코 패스의 모습과 다르다"며 "일반적인 사이코패스는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데 정유정은 모든 범행사실을 털어놓았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과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정유정이 '미안하지 않나'는 질문에 '네'라고 간단히 답했던 것인지 아니면 정말 죄의식과 미안함을 느껴서 표현한 것인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지만 어쨌든 사과를 했다는 것을 볼 때 사이코패스로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정유정이 왜 살인충동을 느꼈는지 그 원인과 배경을 찾는 것"이라며 수사의 방향을 강조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정유정은 범행 이틀 전 과외 중개 앱을 통해 혼자 사는 피해자 A(20대) 씨에게 '자녀의 과외 교사를 구한다'는 이유로 접근해 당일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학생인 척 위장해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흉기로 살해했다.
A씨를 살해한 정유정은 마트에서 락스와 비닐봉지 등의 물품을 구입한 후 집으로 돌아가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챙긴 뒤 A 씨의 집에서 시신을 훼손했다. 이후 같은달 27일 0시 50분께 시신 일부를 캐리어에 보관한 채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의 낙동강변 풀숲에서 시신을 유기했고, 풀숲 인근 도로변에서 택시 기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정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실제로 살인하고 싶어 범행을 저질렀다"며 "살인 충동이 생겨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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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