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이 남긴 한전 적자 32조…전기요금 인상에 국민과 尹정권만 신음


16일부터 전기요금이 kWh(킬로와트시)당 8원,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오른다. 당정은 전날 논의 끝에 전기·가스 요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요금 인상이 국민 생활과 직결된 사안이지만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지난해 적자가 32조원이라는 점을 들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당은 한전 적자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유가 인상에 따라 전기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했어야 했지만, 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 아울러 '탈원전 정책'으로 한전 적자 폭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여당 간사인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에서 망국적 퍼주기로 나라 곳간을 거덜내고 빚더미에 올라앉게 한 책임이 분명히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실패로 인한 여론 질타를 의식해 전기·가스 요금을 제때 올리지 않아 한전의 사상 최악의 적자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선 "이재명 대표는 정부·여당의 요금인상 결정에 '민생고통에 대해 일말의 감수성마저 없다'고 비판했다"며 "민생대책 마련에 머리 맞대고 협력해야 할 야당은 이를 정쟁의 호기로 삼고 있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도 공감하고 있는데 당대표란 분이 나홀로 딴소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 의원은 전날 저녁 CBS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도 "한전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이전 정부의 정책 실패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진행자의 '윤석열 정부가 탄생한 지 1년 지났는데 전 정부 탓이라고 하면 국민 입장에서 이해가 어려울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엔 "지난해 한전 31조6000억원의 적자는 사상 최악의 적자"라며 "지난 정부 시절에 전기요금 인상을 분기마다 조금씩 했더라면 한전의 이같이 영업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고 일축했다.

이어 "최근에 유가가 엄청 오르지 않았느냐. 원래 전기요금은 유가에 따라서 해야 한다. 유가가 오르면 당연히 전기요금을 인상을 했었어야 했는데 전 정부에서 유가 인상에 따라서 전기요금 인상을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인상을 하지 않은 요인이 한전 적자의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또 둘째는 탈원전(정책)으로 인해서 한전 적자의 폭이 늘어났다"고 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지난 정권에서 전기요금을 전혀 올리지 않은 이유는 '신재생 에너지'를 강조하면서 신재생 에너지를 써도 결코 전기요금이 올라갈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기 때문이 아니냐"며 "그러다보니 전기요금을 올릴 타이밍을 놓치고, 결국은 눈덩이처럼 적자를 누적시킨 계기가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한 의원은 "여기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 (시도)을 8차례나 했는데 (문재인)정부가 승인을 안해준 것도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전날 오전 국회에서 전기·가스요금 관련 당정협의를 마친 뒤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이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는 데 당정이 뜻을 모았다"며 "요금 인상 단가와 관련해선 급격히 인상하면 국민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정이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상 이후 국민 부담 완화 방안으로는 "일반가구는 7월부터 전기요금 에너지 캐시백(전기·가스 절약 가구 절감량에 따른 현금 지급)의 인센티브 수준과 지급 기준을 확대하는 한편, 누진 구간도 확대하기로 했으며 여름철 냉방비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기·가스요금은 나란히 현재 요금 수준에 비해 5.3% 인상된다. 이에 따라 4인 가구 기준 각 가정이 매달 추가 부담해야 할 전기·가스요금은 7000원가량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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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