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전·현직 당대표 동시에 검찰 수사받을 판
제1야당의 전·현직 당대표가 동시에 검찰 수사를 받게 되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질 전망이다.
더불이민주당의 전·현직 당대표 2명에 대한 수사엔 서울중앙지검의 정예 인력으로 평가되는 반부패수사 3개 부서가 모두 투입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직전 당대표였던 송영길 전 대표는 자신이 당선된 2021년 5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돈봉투가 살포됐다는 사건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현재 돈봉투 살포에 쓰인 자금의 흐름을 따라 관련자를 기초 단계부터 수사 중이지만 칼끝은 송 전 대표를 향하고 있다.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의 캠프에서 그의 당선을 위해 돈봉투를 뿌린 정황이 있는 만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불법행위의 최종 수혜자는 송 전 대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송 전 대표를 직접 수사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당의 요청에도 아직 파리에 머무는 송 전 대표의 태도와 관련, 20일 "민주당 측에서 수사기관에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했다. 그만큼 저희로서도 적극적인 협조가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는 있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정근(구속기소)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통화 녹음 파일 가운데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살포를 인지 또는 개입한 것으로 추측되는 내용도 있는 터라 송 전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 가능성이 부쩍 커졌다.
예고한 대로 그가 22일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힌 뒤 일정을 앞당겨 귀국하게 되면 수사가 가속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기 귀국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던 송 전 대표가 최근 자진 귀국 쪽으로 마음을 돌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직 당대표인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는 이미 한창이다.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비롯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재판에 넘겨졌으나 백현동 개발 의혹 수사도 이 대표를 향해 접근하고 있다.
백현동 사건도 위례·대장동 사건과 큰 줄거리가 유사하다.
민간 개발업자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 측과 유착해 수천억 규모의 이익을 얻는 대신 성남시엔 손해를 끼쳤다는 게 검찰이 보는 혐의의 구도다.
대장동 사건의 불씨도 아직 꺼지지 않았다.
검찰은 이 대표 측이 '대장동 일당'에게 개발 정보를 유출해 몰아준 이익 가운데 428억원을 약정받았다고 의심한다
지난달 이 대표를 기소하면서 검찰 관계자는 "이익 배분 협의가 있었고 유동규가 정진상을 통해 이 대표에게 보고한 것은 사실관계가 확인돼 전제 사실로 기재했다"며 "다만 이 대표의 인적 책임을 명확히 할 부분이 있어서 보강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시 정자동 한국가스공사 부지 개발 특혜 의혹도 중앙지검의 수사선상에 있다.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쌍방울 대북 송금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정자동 관광호텔 특혜 의혹 역시 최종 종착지는 이 대표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