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이긴다는 생각도 못했데이~” 울산 시민도 당혹


“아이고, 결과가 이래 나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데이.”

지난 5일 실시된 울산 남구나(옥동·신정4동,사진 오른쪽) 기초의원 보궐선거에서 최덕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보수의 텃밭에서 신상현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승리하자 여야는 물론 시민들까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지역 정계에선 울산의 ‘대치동’으로 불리며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이곳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될 것이란 분석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7일 오전 남구 신정동 공업탑로터리에서 만난 시민 허모(42) 씨는 “당연히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줄 알고 투표를 하러 가지도 않았는데, 너무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자신을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소개한 이모(59) 씨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 등이 수시로 내려와 지원을 호소하더니만, 왜 이런 결과가 나왔나. 중앙당에서 실언이나 싸움질만 하고 있으니 민심이 돌아선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는 인근의 남구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 대표를 비롯해 이곳에 지역구를 둔 이채익 의원, 현역 시·구의원 등 주요 당직자들이 합세해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낮은 투표율이 이번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옥동 아파트단지에서 직장으로 출근하던 정모(58) 씨는 “선거에서 투표하는 사람이 너무 적더라. 그러다 보니 결집력이 강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을 많이 찾았고 상대적으로 느슨한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투표를 포기한 것도 한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역 보궐선거 투표율은 33.8%로 제8회 지방선거 당시 남구 전체 투표율 50.3%보다 크게 낮았다. 뜻밖의 승리를 거둔 민주당 측은 내년 총선에도 희망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이선호 민주당 시당 위원장은 “보수의 텃밭이라 자부하는 옥동·신정4동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것은 울산시민들이 날린 강력한 경고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권명호 국민의힘 시당위원장은 “시당을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어 조직을 한층 강화하겠다”며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