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오피스 지하에 ‘초호화 가정집’···국회의원 아들 ‘건축법 위반’ 의혹

유명 경영 컨설팅 업체의 대표 A 씨가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는 오피스 빌딩에 호화 가정집을 임의로 만들어 거주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 씨의 부친이 현역 야당 의원으로 알려지면서 건축법 위반 행위에 정치권력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오피스 빌딩 지하 2층. 빌딩에 입주한 업체 대표가 사무용 공간을 임의로 주거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4일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조광환 부장검사)가 배당받은 A 씨의 고발장에는 건축법 위반 혐의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 본사가 입주해 있는 서울 서초구 오피스 빌딩 지하 2층 사무실을 가정집으로 꾸며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는 등 불법적으로 용도 변경을 했다는 것이 골자다. 이곳에는 침실과 아기방·게임방 등 각 목적별 공간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법상 사무실을 거주지로 사용하게 되면 불법 용도 변경으로 시정 조치를 받게 된다. 시정 명령을 받은 뒤 이행하지 않으면 건축물 가액의 10% 이내에서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이후에도 시정되지 않으면 관할 당국은 철거 등 본래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고발인은 “A 씨는 불법적으로 초호화 가정집을 만들어 거주하는 등 명백한 건축법 위반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대규모 공사가 있었고 해당 공사 및 거주에 대해 어떠한 문제 제기도 이뤄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해당 업체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A 씨의 거주지로 등록된 곳은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아파트다. 해당 주소지는 A 씨 부친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A 씨는 “해당 공간은 사무실일 뿐 주거 공간으로 사용한 적이 없다”면서도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A 씨는 건축법 외에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사기로 고발돼 수사를 받고 있다. 2019년 7월부터 개업을 준비하는 한의사들에게 10억 원가량의 잔액을 허위로 형성해준 뒤 이를 통해 신용보증기금의 보증과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혐의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A 씨가 운영하는 컨설팅 업체 본사와 사무실, 등기이사 B 씨의 자택 등을 압수 수색하기도 했다.

검찰은 우선 주된 고발 취지인 사기 혐의에 집중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특경법상 사기 혐의를 중심으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건축법 위반 혐의는) 아직 직접적인 수사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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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