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옆이 삼성전자' 발표하자마자…"수천만원 뛰었다"


“인터넷에서 매물을 보고 당장 계약금부터 내겠다는 매수 전화가 오는데 4억원 이하 물건(전용면적 84㎡)은 모두 사라졌어요.”

지난 17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e편한세상한숲시티’ 인근 한숲명품공인 관계자는 “며칠 사이 매물 호가가 수천만원씩 뛰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단지는 2015년 분양 당시 전체 6800가구의 절반가량이 미분양됐다가 수도권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집주인을 모두 찾았다. 15일 정부의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과 삼성전자의 300조원 투자 소식이 전해진 뒤 용인뿐 아니라 인근 화성(동탄1·2신도시) 오산 평택 등 주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의 직접 수혜지인 용인시 남사면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정부 발표 직후부터 주택 상가 토지 공장 등을 가리지 않고 사겠다는 문의 전화가 밀려들고 있다. 다만 개발 예상지 대부분이 농지라 취득이 어렵고, 지역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거래하기 쉽지 않다. 남사탑공인 관계자는 “토지주가 매물을 일단 모두 거둬들이는 분위기”라며 “투자자에게 지금은 거래 허가 여부가 불투명하고 물건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연락이 온다”고 전했다.


투자자의 관심은 남사읍과 붙어 있는 화성 동탄2신도시로도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사업장 예정지인 남사읍에서 가장 가까운 동탄2신도시를 1순위 수혜 지역으로 지목한다. 내년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도 개통되는 등 서울 접근성도 좋아진다. 2021년까지 집값이 급등한 여파로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공급한 DL이앤씨의 ‘e편한세상동탄파크아너스’는 435가구(전용 99~115㎡) 모집에 100여 가구가 미달했다. 그러나 며칠 전부터 수요자의 문의가 늘어 미분양이 빠르게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단지가 들어서는 동탄2신도시 신주거문화타운구역은 남사읍과 가까운 신도시 남동 측에 자리 잡고 있다. 다음달 이곳에서 중견 건설사인 금강주택이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6차 센트럴파크’(1103가구)를 내놓을 예정이다.

남사읍 반경 10㎞ 내 오산과 평택도 장기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은 아직 절반밖에 완공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100조원가량 투입돼 4~6공장을 추가로 짓는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GTX-A노선을 평택까지 연장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남사읍 반도체클러스터는 규모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약 2.5배”라며 “삼성전자가 공사를 시작한 지 7년 만에 인구가 12만 명이나 늘어난 평택시 사례를 고려하면 향후 경기 남부에 인구가 더 몰리고 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건설을 추진 중인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반도체 사업장(415만㎡) 배후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20조원을 투입해 2025년 공장을 착공해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환경 민원과 토지 보상 관련 분쟁 등으로 2019년 계획 발표 후 첫 삽도 못 떴으나 이번 발표를 계기로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사업장의 수혜지로 용인경전철 명지대역 인근 역북동과 고림동, 동백지구 등이 꼽힌다. 2017년 입주한 역북동 우미린센트럴파크 전용 84㎡는 5억5000만원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동백지구 신동백롯데캐슬에코 전용 99㎡는 지난달 6억원에 거래됐다. 공장 예정지와 가까운 이동읍에 나홀로 단지도 적지 않다. 전용 84㎡가 2억~3억원 남짓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SK하이닉스 사업장이 들어서는 용인일반산업단지 주변에는 아파트 단지가 많지 않다”며 “명지대역 인근 역북지구와 고진역 인근 고림지구 등이 관심을 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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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