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값 된 금(金) 사담는 전 세계 중앙은행…55년래 최대 순매수

세계금협회 "중앙은행들 3분기에만 금 400톤 순매수"
작년보다 4배 이상 급증…1967년 이후 55년 만에 최대
强달러에 ETF선 금 팔자…튀르키예·카타르 등 순매수
"중국·러시아 등 일부 공식 보고 않는 국가서 샀을 수도"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고 운용을 다변화하는 차원에서 지난 분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금(金)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렇게 많은 양의 금을 매수한 주체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국제 금광 기업들의 연합체인 세계금협회(WGC) 데이터를 인용, 지난 3분기(7~9월) 중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사들인 금의 양은 거의 400톤에 육박하는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로써 올 들어 3분기까지 중앙은행들이 사들인 금 규모는 금본위제가 여전히 시행되고 있던 지난 1967년 이후 근 55년 만에 기록한 최대치에 이르고 있다.

사실 올해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와중에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자 금 가격은 엄청난 하락 압력을 받아왔다. 이에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던 투자자들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금을 내다 팔았다.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 불리지만, 실제 올 들어 지금까지 국제 금값은 10.30%나 하락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15.69% 상승한 달러 인덱스와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와중에서도 아시아 지역의 개인 구매자들과 각국 중앙은행은 가격이 떨어진 금을 적극적으로 사담은 셈이다. 현재로선 튀르키예와 카타르를 포함한 여러 중앙은행들이 금을 최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고, 그밖에도 보고되지 않은 기관 구매자들이 금을 사들였다고 WGC는 전했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 등의 국가들은 WGC에 금 매입을 보고하지 않고 있다.


WGC는 이날 “모든 공식 기관들이 금 보유량을 공개적으로 보고하거나 즉시 보고하는 것은 아니다”며 “최근 매수 주도세력은 보고하지 않는 주체들로부터의 매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WGC는 올해 금에 대한 투자는 전반적으로 줄었는데, 금 ETF가 하락하고 장외에서의 투자 수요가 줄면서 개인들의 강한 금 매수세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그나세카르 티아가라잔 컴트렌즈 리스크매니지먼트서비스 이사는 “이처럼 강한 투자 수요에도 불구하고 금값은 거시경제적 심리와 달러화 방향성 등 외부 요인에 대체로 의존해 있다”며 “현재도 금값은 이번주에 있을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앞두고 하향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싱가포르 금거래소에서의 금 현물 가격은 전일대비 0.3% 상승한 온스당 1637.7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에는 0.7% 하락했었다. 블룸버그가 산정하는 금현물지수는 0.3% 하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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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