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대신 예금해요"…예·적금 금리 연 5%+α에 은행 '오픈런'

시중 은행 금리 5% 가까이 올라…저축은행 6%대 상품도 등장
주식에서 예·적금으로…'역(逆) 머니무브' 현상 가속화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는 금리에 요즘은 주식 투자 대신 예금에 치중해요"

대전 서구 직장인 김모씨는 주식 거래창을 들여다본 지 오래다. 올해 내내 끝없이 떨어지는 주가에 지친 김씨는 '탈(脫)주식'을 선언하며 예·적금에 눈길을 돌렸다.

김씨는 "작년만 해도 어느 종목에 투자할지 등 주식이 주된 대화소재이자 관심사였다"며 "금리 연 '5%+α'시대에 어느 은행이 금리가 올랐는지가 주된 관심사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이 부진한 상황 속에 은행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많은 사람들이 예·적금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그간 주식 등에 몰렸던 돈이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은행의 예·적금으로 돌아오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된 것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행이 두 번째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기준금리가 3%로 뛰어올랐다.

이에 4% 중반을 넘어선 시중 은행들의 대표 예·적금 금리 역시 연 5%에 가까이 올랐다.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6%가 넘는 정기예금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지난 21일 기준 연 4.39-4.68%로 집계됐다. 한은의 빅스텝 단행 이전 때와 비교해 열흘 만에 0.14%포인트에서 0.2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치솟자 저축은행들도 부랴부랴 금리를 6% 대까지 높였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예금 상품 중 이날 기준으로 1년 금리가 연 6%를 넘는 상품은 16개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주식 시장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날 기준 코스피 지수는 2235.07을 기록해 지난해 6월 25일 고점(3316.08) 대비 32.6% 떨어졌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예고하면서 향후 주가 전망도 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는 오르고 주가는 떨어지는 가운데 '역 머니무브'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 시장 동향'을 보면 올해 9월 말 기준 예금 은행의 수신잔액은 2245조40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6조4000억원 늘었다. 특히 정기 예금이 32조5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2002년 통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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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