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술자리' 발언 일파만파.. 김의겸 면책 특권?

한동훈 장관, 김 의원 '협업' 발언 주목
대법원 "명백한 허위 알았으면 예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면책특권 적용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핵심은 김 의원이 자신의 발언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했는지 여부다.

한 장관은 25일 개인 자격의 입장문을 통해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튜브 등으로 유포한 ‘더탐사’와 관계자들, 이에 ‘협업’했다고 스스로 인정한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한 장관이 지난 7월 19~20일 청담동의 한 고급 바에서 윤 대통령, 김앤장 변호사 30여명, 전 자유총연맹 총재권한대행인 이세창씨와 술자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날 저녁 유튜브 채널 ‘더탐사’는 같은 내용을 유튜브에 올렸다.

대법 “명백히 허위 알면서 발언하면 예외”


헌법 45조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보장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국회(본회의 및 각종 위원회)에서 직무상 한 발언에 대해 민·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를 근거로 보면 김 의원은 국감장에서 직무상 발언을 한 것이므로 면책특권 보장 대상이 된다.


물론 면책특권 적용의 예외는 있다. 대법원은 2007년 “발언 내용이 명백히 허위임을 알면서도 이를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는 면책특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판례를 새롭게 제시했다. 거짓이라는 걸 알면서 말했다면 면책특권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취지다.

다만 대법원은 “허위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다소 근거가 부족하거나 진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더라도 면책특권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이는 김 의원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의원 ‘협업’ 발언 주목… 쟁점은 ‘허위 인식’ 여부
한 장관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향후 쟁점은 우선 김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인지,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김 의원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발언한 것인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제가 더탐사하고 같이 협업을 한 건 맞다”는 김 의원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한 장관은 법적 대응을 언급한 입장문에서도 ‘협업’ 발언을 강조했다.

만약 김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 허위로 밝혀진다면 대법원이 밝힌 면책특권 적용의 예외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명백히 허위임을 알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는 셈이다.

‘협업’ 발언 끌어낸 한동훈… “공모한 것” 지적



앞서 한 장관은 국감장에서 김 의원의 의혹 제기에 “제가 그 자리에 있거나, 저 비슷한 자리에 있거나, 저 근방 1㎞ 안에 있었으면 법무부 장관직을 포함해 앞으로 어떤 공직이라도 다 걸겠다. 의원님은 뭘 걸겠나?”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또 “더탐사라는 저를 스토킹한 사람들과 야합한 거 아닌가. 혹시 그 스토킹의 배후가 김의겸 의원인가?”라고 적극적으로 물었다.


이에 김 의원은 한 장관 질문에 “맞다. 제가 더탐사하고 같이 협업을 한 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그걸 야합이라고 말씀하신 건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한 장관이 “의원님, 그럼 저 미행하는 것도 같이하셨나?”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 장관은 “저는 김의겸 의원이 저를 미행한 스토커로서 수사 중인 더탐사와 협업하고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그 내용을 보도하지 말라는 취지는 아니지만, 허위 사실이 보도되면 (김 의원이) 공모하는 것이라는 걸 분명히 해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 시민단체도 “허위사실이라는 걸 알고도 명예훼손을 하면 면책특권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김 의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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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