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기사 이탈 주 원인은 월급제"..법인 기사 65%가 소득 감소로 '반대'
택시업계가 최근 계속된 택시기사 인력 이탈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현행 월급제(전액관리제)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달 7~13일 서울 지역 법인택시업체 254곳과 종사자 2만397명을 조사한 결과, 설문에 응한 법인택시 기사(7414명) 가운데 64.7%가 전액관리제에 반대했다고 5일 밝혔다. 택시회사(175개사)는 90.8%가 반대했다.
현재 서울 법인택시회사의 60% 정도가 전액관리제를 시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액관리제는 법인택시 기사가 운송수입 전액을 근무 당일 회사에 내고 월급 형태로 임금을 받는 방식이다. 회사에 기준액을 수납하는 ‘사납금제’가 무리한 운행, 기업 투명성 악화 등을 초래했다는 판단에 따라 기사 처우 개선을 위해 2020년 전면 시행됐다.
그러나 영업시간과 수입금을 채우지 못하면 월급에서 제하는 ‘유사 사납금제’가 등장하면서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택시 가동률까지 떨어지면서 저임금 구조를 악화시켰다. 서울 법인택시 종사자는 코로나19 이전(2019년 12월) 3만527명에서 올해 8월 2만397명으로 1만명 넘게 줄었다. 이에 따라 법인택시 가동률은 같은 기간 50.4%에서 32.0%로 급감했다.
서울시는 “전액관리제 이후 4대 보험 등 간접비가 증가하고, 과세로 실질소득이 감소한 것이 택시기사가 이탈한 배경으로 보고 이번 조사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사에서 월급제 반대 이유로 택시기사는 초과금 노사 분배와 사납금제보다 높아진 기준금, 퇴직 충당금 등 간접비 증가 등을 꼽았다. 택시회사는 기사들의 불만과 기준금 미달자가 다수 발생하는 점, 불성실한 근로 증가를 들었다.
이에 유출된 인력을 유인할 수 있는 임금 방식으로 택시기사는 사납금제(43.3%)를, 택시회사는 리스제(64.0%)를 선호했다.
기사들의 ‘사납금’ 부활 요구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이후 절대적 수입이 줄어들면서 일한 만큼 더 벌 수 있도록 해 근로 의욕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 서울시의 경우 하루 10시간씩 주 6일을 해야 겨우 200만원 남짓의 급여를 받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월 400만원 안팎을 벌 수 있는 택배나 배달 업종으로 이직하는 기사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앞서 사납금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전환됐던 데에는 기준금 달성을 위한 기사들의 골라 태우기, 난폭 운전과 같은 부작용이 원인이기도 했다.
서울시는 “기사들이 인센티브(초과금)를 온전히 가져갈 수 있는 임금 구조가 필요하다”며 “국토교통부에 전액관리제 개선을 건의하고, 지난 4일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으로 발표한 심야 한정 법인택시 리스제, 월급제 개선 협의체 구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견을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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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