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 논란·다이소 폐업에 술렁인 노량진 고시촌.."공시생 수요에 방 없어요"

'공시생 생필품 성지' 다이소 20일자 폐점 소식
"공무원 인기 시들..노량진 상권 침체" 해석에
인근 공인, "건물 재건축 계획에 폐점한 것일 뿐"
노량진 2분기 상가 공실률 1분기 절반으로 줄어
비대면 강의에도 공시생 원룸 수요 꾸준

1·9호선 노량진역 대로변에 있는 다이소 매장의 모습. 지난 20일 자로 폐점하면서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노량진 상권의 침체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지만, 실상은 건물 전체가 재건축 계획이 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1·9호선 노량진역 대로변에 있는 다이소 매장의 모습. 지난 20일 자로 폐점하면서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노량진 상권의 침체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지만, 실상은 건물 전체가 재건축 계획이 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1.7% 임금 인상안 발표를 계기로 ‘박봉’ 논란이 일며 공무원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말이 나오지만 노량진 고시촌은 여전히 성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량진역 대로변에 있는 다이소 매장이 지난 20일 자로 폐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노량진 고시촌 신화가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풍문이 돌았지만, 실상은 해당 건물이 재건축 예정으로 나간 것이었다.



22일 인근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다이소가 입점한 노량진동 117-2일대 빌딩은 근린생활시설을 포함한 청년주택 등 주거복합시설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임차인으로 들어온 다이소와 써브웨이 등이 차례로 폐점한 상태다.

노량진동 A공인 대표는 “(다이소는) 노량진 공시생, 자취생들이 필요한 것을 사가던 곳이라 일대에선 대표성이 있는 장소였다”면서 “장사가 안 되어서 접은 게 아니라 건물이 신탁사에 팔려서 개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활기가 덜한 것은 사실이나 일각의 해석처럼 공무원 시험준비생들이 대거 빠져나가 상권이 침체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분기 노량진 상권의 소형상가 공실률은 6.5%로 1분기(12.6%) 대비 6.1%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업종별로 온도차는 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20대 박모 씨는 “고깃집이나 밥집 이런 곳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는데, 아무래도 옷을 사 입거나 문화생활하는 데는 돈을 잘 안 쓰게 된다”면서 “실제로 폐업한 곳들을 보면 주로 사진관 이런 곳이 많더라”고 언급했다.

이면도로 1층 상가에 ‘무(無)권리금’을 홍보하는 공실이 종종 눈에 띄었지만, 이는 임대인이 코로나 이전의 임대료를 고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업계의 설명이다.

A공인 대표는 “(공실로 나와있는) 20평 규모 매장 월 임대료가 400만~500만원에 보증금은 보통 2년 치를 내야 하니 1억원 가까이 된다”면서 “코로나19 전 기준인데, 지금은 무리한 조건이라 들어오려는 임차인이 없다. 한번 임대료를 내리면 다시 올리기가 쉽지 않으니까 한두 푼 아쉽지 않은 건물주는 그냥 공실로 두는 것”이라고 전했다.

상업 시설뿐 아니라 원룸 시장 또한 대체로 안정적이다. 대형 학원들이 코로나19 이후로 현장 강의를 인터넷 강의로 대체하며 비대면 수업을 하고 있지만,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공시생들로 인해 일대 원룸 수요는 끊기지 않는 추세다.

B공인 대표는 “수업은 인강을 들어도 노량진만의 인프라 때문에 지방에서 상경하는 학생도 여전히 많다”면서 “학생들끼리 스터디도 해야 하고, 또 스파르타 자습실이라고 해서 생활을 관리해 주는 곳에 다녀야 해 이곳에 방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이 남아돌아 월세를 10만원씩 내리는 일은 없다”면서 “솔직히 노량진은 고시생 특화 동네라 원룸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고 전용면적도 4~5평 정도로 협소하다. 하지만 지상층 기준으로 가장 저렴한 월세가 45만원, 리모델링이 됐고 6평 정도의 면적이라면 65만원 받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량진의 공인중개사도 “노량진에 청년층 인구 유입이 끊기지 않으니 새로 올리는 건물 대부분이 오피스텔 또는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지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곳들은 월세 70만원에 관리비 10만원대라 80만원이 넘는 주거비가 들지만 공실을 찾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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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