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후 첫 1370원 돌파.."환율 1400원까지도 열어둬야"

▲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70원을 돌파한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설치된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73포인트(0.24%) 하락한 2403.68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45포인트(1.84%) 내린 771.43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8원 상승한 1371.4원에 마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며 1370원마저 돌파한 가운데 환율이 1400원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증권가 전망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화가 끊임없이 약세 행보를 이어가면서 원/달러 환율이 13년여 만에 1370원을 돌파했다"며 "글로벌 달러 강세의 영향뿐만 아니라 위안화 약세와 수급적인 쏠림이 동반되면서 환율이 급등했다"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9월에도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본다"며 "외환시장의 흐름을 바꿀만한 요인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견조한 미국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수치 △서비스업 임금 상승 추세 △G7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시행 합의 등을 배경으로 들어 물가 상승세가 유지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특히 8일(현지시간)에 열리는 9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75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지만, 유로존 경기가 악화돼 유로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전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외에 달러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은 유로화가 될 것"이라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외환시장은 연준의 긴축 스탠스를 주시하며 강달러 기조를 유지할 것이고 유럽 경제의 부진한 상황도 달러 강세를 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달러-위안 환율이 중국 경제와 미·중 금리차 재역전을 반영해 6.9위안대를 기록하고 있고, 한국 8월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진 것도 원화 약세를 지지한다"며 "당국의 개입과 대응 의지가 확대되고 있지만 현재 환율 수준에서 마땅한 저항선이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수급 쏠림 감안 시 달러-원 환율의 상단은 14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날(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8원 상승한 1371.4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370원을 넘어선 것은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24일(1383.5원), 장중 기준으로는 2009년 4월 1일(1392원)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그해 이후 처음으로 1370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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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