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대목에 역대급 태풍이라니".. 소상공인·자영업자 망연자실
물가상승에 소비심리 위축.. 재난피해 겹쳐 매출 직격탄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역대급 강한 태풍 '힌남노'의 북상 소식에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비상에 걸렸다. 물가 상승과 기록적인 폭염·폭우에 의한 식재료 등 가격 상승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진 상황에서 태풍까지 더해져 매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4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100-300㎜가량 물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풍 상륙 시 강풍반경(바람이 초속 15㎧ 이상으로 부는 구역)에 서울 등 수도권 북서부지역 일부를 제외하고 전국이 포함된 상태다.
초강력 태풍 북상 소식에 추석 대목을 기대했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물가 상승 등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 이어 재난피해까지 겹치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대전 서구 한민시장에서 가공식품업체를 운영하는 박모(60대)씨는 "대전지역은 지난달 집중호우의 피해가 크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이번엔 전국적으로 태풍 피해가 있다고 해 걱정이 많다"며 "그동안 경제가 어려워 손님들도 줄었던 터라 이번 추석 성수기를 기대했었는데 물거품이 돼 버렸다. 미리 성수품 구매를 위해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적진 않았지만, 태풍이 오면 이마저도 다 끝이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중구 태평전통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모(50대)씨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 전통시장인데, 조금만 덥거나 비가 와도 대형마트만 찾게 되고 시장에는 발길이 끊긴다"며 "거리두기가 풀리고 처음 맞는 추석이라 대목을 기대했는데,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으니 너무 속상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시설물 파손 등 혹시 모를 태풍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월세, 인건비 등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자금 손실이 큰 가운데 태풍 피해까지 닥칠 경우 더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중구 은행동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임모(50대)씨는 "서울은 아직도 지난 8월 발생한 폭우의 피해 복구가 안 됐다고 하더라.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는 재난지원금도 준다던데 솔직히 그걸로 해결이 되겠나"라며 "결국 피해를 본 자영업자만 손해인 셈이다. 코로나로 생긴 빚에 태풍 피해까지 얹어지면 파산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업계는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입을 모은다.
소진공 관계자는 "농축산물 가격 상승은 원가 비중에 큰 영향을 준다"며 "소비자에게는 소비 위축을 불러와 구매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태풍과 폭우로 피해를 입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고 우려했다.
힌남노는 국내 관측 사상 역대급 강한 태풍으로 최악의 피해를 냈던 '사라'(1959년)와 '매미'(2003)보다 더 강하다. 현재로서는 5일 오후 제주 서귀포, 6일 오전 부산 북동쪽을 거쳐 6일 밤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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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