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내일 나토行…29일 바이든·기시다와 '한미일 대좌'
한일 정상회담은 무산…한·일·호주·뉴질랜드 4개국 정상회담도 어려울 듯
尹, 국제안보 위협 대응 韓 역할 부각·북한 비핵화 위한 국제사회 지지당부
총 14개 외교일정 진행…김건희 여사 동행 '배우자 세션 참석'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9∼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27일 출국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참가하는 것으로, 일본·호주·뉴질랜드와 함께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국으로 초청됐다.
윤 대통령은 출국을 앞둔 26일 별도의 외부 일정 없이 '외교 데뷔전' 준비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쇄적인 양자회담과 함께 본행사인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담, 나토 사무총장 및 스페인 국왕 면담, 스페인 경제인 오찬간담회 등 총 14건의 외교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양자회담은 약 9개국과 진행된다.
핀란드(28일·이하 현지시간)를 시작으로, 네덜란드·폴란드·덴마크(29일), 체코·영국(30일)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루마니아와는 '풀 어사이드'(pull aside·약식 회동) 형태로 양국 정상 간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가능성도 열려있다.
원자력 수출(체코·폴란드·네덜란드), 반도체(네덜란드), 방위산업(폴란드), 재생에너지(덴마크) 등 경제안보 의제들이 테이블에 오른다.
군사동맹인 나토의 반중·반러시아 기조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세일즈 외교'로 국익을 챙기겠단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서방진영의 광범위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29일 오후 3시 개최되는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복합적인 국제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적극적 역할을 부각하는 동시에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연설은 3분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회의에서 각 정상들의 짧은 연설이 이어질 것"이라며 "중간에 일어나서 약식회담을 가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에서 대북 공조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29일 오후 9시30분)으로 조율 중으로, 최종 시간은 변동 가능성이 있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전임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뒤 4년9개월만에 진행되는 것이다.
3개국 정상 이외에 일부 수행인사들이 배석한다. 다만 촉박한 일정으로 30분 이상 회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도 열리지 않는다. 지난달 21일 방한한 바이든 대통령과 이미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모았던 한일 정상회담,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4개국 정상회담은 개최 가능성이 희박한 분위기다.
한일 정상 간 '풀 어사이드' 대화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스페인 국왕 주최 만찬, 나토 정상회의, 한미일 정상회담 등으로 최소 3차례 만나게 된다.
4개국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일정이 너무 꽉 차 있고 별도의 의제가 있는지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며 "나토 회의의 성격에 비춰 초청받은 국가까지 별도 회담할 시간이 충분하겠는지에 대해 고민이 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순방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해 배우자 세션에 참석한다. 배우자로서 외교 무대 데뷔전이다.
왕궁에서 개최되는 스페인 국왕 내외 주최 만찬(28일)을 시작으로, 스페인 왕궁 투어·왕궁 유리공장·소피아 왕립미술관 방문(29일) 일정을 소화한다. 29일 저녁 스페인 교포 만찬 간담회에도 윤 대통령과 부부 동반으로 참석한다.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왕립 오페라 극장을 찾아 리허설을 관람할 예정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번 나토 방문 기간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어떤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누가 국내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기내 또는 지상의 대통령과 어떻게 연결될지, 또 한국이나 미국·우방국마다 취할 즉각 조치가 무엇인지 모두 식별해두고 있다"며 "그 문건을 지참하고 계속 움직이고 조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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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