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힘든데..추경호 "6%대 물가 현실화", IMF 이후 최고 수준


6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6% 이상 뛰며 외환위기 이후 23년여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란 당국의 전망이 나왔다. 소비자들의 부담이 연일 가중되는 가운데 고물가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그리고 국제 곡물가가 급등해 그 영향을 저희가 필연적으로 받고 있다"며 "6월 또는 7∼8월에 6%대 물가 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 6% 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당시였던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3%대를 쭉 이어갔다. 3월 4.1%, 4월 4.8%, 5월 5.4% 순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정부는 물가 상승의 원인이 해외발(發) 요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주요 식자재 생산국의 수출 제한, 또 이로 인한 대체재 수요 증가와 국제 물류대란 등이 한 데 뒤엉켰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는 "(물가 상승의) 대부분이 해외발 요인이어서 국제 유가가 단기간에 좀 떨어지면 숨통이 트일 텐데 당분간은 그런 상황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반적으로 고물가가 상당 기간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외식 수요가 늘어난 점도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7.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3월과 4월 6.6% 오른 데 이어 또 상승한 것이다. 지난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밥상물가 상승은 월 소득에서 식비 지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저소득층에게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4인 가구가 지출한 식비(식료품+식대)는 월평균 106만6902원을 기록했다. 1년 전 97만2286원보다 9.7% 증가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발간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오름세와 국내 소비의 회복세가 이어지며 당분간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7%, 실업률 전망치를 3.1%로 내다봤다. 이대로라면 올해 경제고통지수는 7.8이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7.9) 이후 연간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3분기까지 6% 이상 고물가가 이어지면, 물가상승률이 5%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4월(118.59)보다 0.5% 높은 119.24(2015년 수준 100)를 기록했다. 상승 폭이 전월(1.6%)보다 줄었다고 하나, 올해 1월 이후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도매 물가를 말한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데 대개 생산자물가지수가 오르면 한 달 정도 뒤 소비자물가가 덩달아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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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