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불출마 제안에 "당대표 된다한들 개인적으론 손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당대표 불출마 요구에 대해 '당대표가 되는 것이 오히려 개인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1야당 대표로서 당장 2년 간 정부 및 여당을 선봉에서 견제하는 책임을 맡는 것이 5년 후 차기 대권을 바라보는 정치인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4일 민주당 의원들의 말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23일 오후 8시30분부터 진행된 조별 분임토의에서 같은 14조에 배정된 홍영표 의원 등 다수 의원들로부터 전당대회 불출마 압박을 받았다.
14조에는 이 의원과 홍 의원을 비롯해 박광온·이장섭·송갑석·고용진·허영·어기구·김의겸·홍성국 의원도 포함됐다.
특히 이 자리에서 이 의원과 마주보고 앉았던 홍 의원은 이 의원에게 "이번 전당대회는 통합과 단결이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며 "이 의원이 출마하면 작년 대선 경선 때보다 훨씬 당내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홍 의원은 이 의원에게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으면 나도 나오지 않겠다"고 동반 불출마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당대표가 된다고 한들 (임기) 2년 동안 개인적으로 (정치적 입지가)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며 "고민해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분임토의 자리에서 다수 의원들은 이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허영 의원은 직접 이 의원에게 "당대표 출마 여부를 빨리 결정해 모든 후보가 당의 나아갈 길에 대한 비전 경쟁의 장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홍 의원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에 당대표 불출마 제안을 한 배경에 대해 "재선의원들 48명 중 35명이 이재명도 홍영표도 나오지 말라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하며 "그것을 우리가 굉장히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된다는 데에 (이 의원도) 같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당이 지금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데 그런 것을 다 무시하고 내 길을 가겠다는 것이 당에 과연 도움이 되겠는가, 저는 그런 판단을 하고 있다는 말을 (이 의원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전날 워크숍 현장에서 당대표 출마와 관련해 "아직 어떤 결정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의원님들을 포함해 당원들과 국민의 의견을 낮은 자세로 열심히 듣고 있다"며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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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