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방권력도 틀어쥘까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약 3개월 만에 치러지는 6·1 지방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뒤 더불어민주당이 0.73%포인트 차이를 내세우며 ‘졌잘싸’를 외치다가 내분에 빠져든 사이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를 착실히 보좌하고 인천 계양을 지역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면서 차곡차곡 지지율을 쌓고 있다.
‘강한 야당’을 표방했지만 3개월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민주당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대선 직후 36~37%로 국민의힘과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던 민주당은 5월 중순부터 급격하게 밀리기 시작했다. 5월10~12일 벌인 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31%로 국민의힘(45%)에 14%포인트 뒤졌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청와대가 개방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된 시점이었다. 결국 지난 5월17~19일 한 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29%로 내려앉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간 것은 사실상 민주당의 실책에 대한 반작용 성격이 짙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뒤 석달 동안 국민의힘이 새로운 여당으로서의 정치력을 보여준 적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의 무리한 집무실 이전에 대해 이렇다 할 견제를 하지 못했고 ‘검찰 수사권 분리’ 국면에선 의원총회를 거쳐 스스로 추인한 중재안을 윤 대통령의 한마디에 팽개치는 등 상식 이하의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여론은 국민의힘보다는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고 있다. ‘검찰 수사권 분리’ 이슈도 국민의힘의 ‘합의 파기’보다 민주당의 ‘꼼수 탈당’ 등 무리한 강행이 더 크게 부각됐다. 인사청문회 국면에서는 야당으로서 ‘한 방’이 없었다는 평가와 한동훈 장관 청문회에서 보여준 각종 실수도 국민의힘이 줄기차게 제기한 ‘야당 발목 잡기’ 프레임에 힘을 싣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 틈을 이용해 국민의힘은 야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여소야대’를 부각하며 민심에 호소하는 등 강온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나섰다. 국회 의석수에서 절대적 열세임을 강조하며 새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줄 것을 읍소하는 한편, 윤 대통령을 설득해 국민적 비판 여론이 높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이끌면서 긍정적인 여론에 한층 더 다가갔다.
반면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투톱이 ‘586 용퇴론’과 ‘쇄신’을 두고 정면충돌하면서 내홍을 그대로 드러냈다. 정치권 안팎에선 최악의 경우 17곳의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호남 3곳과 제주를 포함해 4곳에서만 승리를 거두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는 최대 13곳의 승리를 점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8~9곳을 목표로 내걸면서 표정 관리 중이다. 예상 외로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이재명 후보가 보궐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국민의힘은 상대 당의 구심점을 무너뜨리는 효과까지 얻어갈 수 있다.
2018년 6·13 지방선거 다음날인 6월14일치 조간신문들 1면은 ‘민주당의 압승’이란 제목으로 도배됐다. 5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국민의힘은 4년 전의 결과를 설욕하고 지방권력까지 틀어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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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