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렁이는 경찰..尹 정부, 청장 후보군 싹 바꿨다
개방직 제외 6명 중 5명 대폭 물갈이
지역·입직 안배 속 '경찰대 힘빼기' 분석도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고위직 인사를 마주한 경찰이 술렁이고 있다. 치안정감이 대폭 교체되면서 차기 청장 후보군이 완전히 뒤바뀌게 되면서다. 이같은 조치가 '경찰대 힘빼기'에서 더 나아가 정권의 경찰 통제권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승진한 인물 중 유일하게 여성인 송 기획관은 대전 출신으로 1981년 순경으로 입직했다. 윤 국장은 청주 출신으로 경찰대 7기, 우 기획조정관은 김천 출신으로 경찰대 7기다. 김 청장은 울산 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했으며 행시 35회 합격 후 2004년 특채로 경찰이 됐다. 박 청장은 광주 출신으로 간부후보 41기다.
치안정감은 경찰 총수인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이다. 국가수사본부장과 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경찰청장, 경찰대학장이 해당한다.
임기가 내년 2월 말까지 보장된 국가수사본부장 등 두 자리를 제외하고 치안정감 7명 중 5명을 교체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청장 후보군 면면도 대폭 바뀌게 됐다. 경찰청장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바로 하위 계급에 있는 경찰공무원 중에서 임명토록 규정돼 있다. 경찰청장 역시 치안정감 중에서 임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밀려난 경찰대…'견제' 움직임 평가도
경찰 내부에서는 "이례적이다" "파격을 넘어 충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창룡 경찰청장 임기 만료(오는 7월23일)를 앞두고 치안정감 승진 인사를 먼저 낸 것에 대해 "전례 없는 조치"라는 반응도 있다.
경찰대 출신 치안정감 비중이 확연히 낮아진 점도 이번 인사를 둘러싼 해석이 분분한 이유다. 기존 치안정감 7명 중에선 5명이 경찰대 출신이었는데, 이번 승진에서는 5명 중 2명만 경찰대 출신이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이 임기를 채우고 승진한 인사들이 보직을 맡게 되면 치안정감 중 경찰대 출신은 3명 또는 4명으로 지금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새 정부 기조가 다양한 출신들에게 문을 열어주고 경찰 조직 내 분위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어서 경찰대 출신들이 향후에도 인사에서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목소리를 크게 냈던 경찰대 출신들을 견제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동시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행 후 경찰 통제를 강화하려는 인사라는 평가도 있다.
개방직인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하고 6명 중 5명이 바뀐 가운데 현 치안정감 중 누가 잔류할지도 관심사다.
새롭게 진용을 갖춘 치안정감 중 한 사람이 7월 경찰청장으로 임명되면, 이후 한자리가 공석이 되기 때문에 현직 중 2명이 잔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치안정감 자리를 비워뒀다가 원포인트 인사를 할 수도 있지만, 전례가 없는 점을 감안한 전망이다.
잔류할 치안정감으로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관련한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굵직한 수사를 책임지고 있는 최승렬 경기남부경찰청장과 유진규 인천경찰청장 등이 거론된다. 최 청장은 간부후보 40기, 유 청장은 경찰대 5기다.
차기 경찰청장 임명은 이르면 다음 달 초중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권 조정 과정 업무를 총괄해 온 우철문 경찰청 수사조정기획관과 행시 출신인 김광호 울산경찰청장이 차기 경찰청장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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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