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폭 30%로 확대..경유 버스·화물차 보조금 늘릴 듯

5일 물가관계장관회의서 유류세 인하 30% 발표 유력
현행 20% 인하 때보다 휘발유 리터당 82원 내려갈 듯
더 크게 뛴 경유값..유가보조금 제도까지 손 볼 수도

정부가 유가 상승에 따르는 국민 부담을 낮추기 위해 5월 이후 유류세 인하폭을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화물차 연료 등으로 사용되는 경유의 가격이 휘발유 수준으로 상승함에 따라 화물차주 등에 지급하는 유가보조금 개선도 고려하고 있다.


▲서울의 한 주유소 가격표시판

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리는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유류세 인하폭 확대 등을 포함한 물가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력한 조치 중 하나는 오는 5월1일부터 7월까지 현재 20%로 설정한 유류세 인하폭을 30%로 확대하는 것이다. 최근 국제유가 동향 및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 상황을 고려할 때 유류세 확대가 매우 유력하다. 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정부에 유류세 인하폭 30% 확대를 공식 요청했다.

유류세가 30% 인하는 현행법상 인하 최대치다. 휘발유 1L당 세금은 574원으로 내려가게 돼 현행 인하율 20% 적용 때보다는 82원 감소한다. 유류세 탄력세율까지 조정하는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한다면 유류세 실질 인하 폭은 37%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탄력세율 조정은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추가 인하 필요성이 제기될 때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후의 카드로 남겨두기 위해 남겨둘 수 있다는 전망이다.

3월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1달러로 2월 대비 20%나 올랐다. 이에 따라 국내 휘발유 가격은 3월 마지막주 기준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섰다.


사각지대는 이른바 서민연료로 불리는 경유가격의 폭등이다. 통상 경유의 주유소 판매가격은 휘발유보다 리터당 200원 가량 저렴했으나 최근에는 격차가 100원 미만으로 줄었다. 경유 주간 판매가격은 3월 셋째주부터 1900원을 넘었는데, 이는 2008년 7월 넷째 주 이후 약 13년 만이다.


현행 유가보조금(유류세 연동 보조금)은 버스·화물차 등에 유류세 인상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해주는 제도로 2001년 도입됐다. 규정에 따르면 유가보조금 지급단가는 현재 유류세액에서 2001년 6월 당시 유류세액을 뺀 나머지 금액으로 정하고 있다. 결국 기름값이 오른 상태에서 유류세가 인하될 경우 보조금도 깎인다.

이에 정부는 국토부 고시를 변경해 유가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2008년 고유가 종합대책으로 시행했던 ‘유가 연동 보조금’을 다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2008년 정부는 유류세 연동보조금을 유지하면서 기준가격 이상 상승분의 50%를 1년 간 한시적 추가 지원한 바 있다.

정부는 현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등을 통한 유가환급금 지급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류세 인하폭이 최대수준인 점 등을 고려해 법 개정보다는 정부가 현재 쓸 수 있는 카드를 먼저 검토·실행하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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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