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려지는 '뉴딜·탈원전' 文정책..짙어지는 '50조' 尹공약
예고된 국정과제 들여다보니
문정부 핵심정책들 사실상 폐기
경제 각분야 불합리한 규제 개선
尹당선인 '자유주의 철학' 가시화
다음주 전체회의 열어 보고·토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경제·산업·금융·부동산·사회 등 각 분야 부처 업무보고를 마치고 정책 기조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청와대 시대’를 마무리하고 ‘용산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흔적은 점차 희미해지고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은 국정과제로 더욱 선명해질 전망이다. 탈원전, ‘한국판 뉴딜’ 등 경제 분야 문 정부의 핵심 정책은 사실상 폐기되고 ‘윤석열표’ 정책으로 다시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인수위에 따르면 외교안보, 정무사법행정, 경제1·2, 과학기술교육, 사회복지문화 등 인수위 각 분과는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끝내고 오는 30일 국정과제 후보안을 기획조정분과에 제출할 계획이다. 국정과제는 1차로 이달 말까지 선정해 다음주 중으로 전체회의를 열어 보고하고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안은 내달 말 확정해 5월 중 보고하기로 했다.
큰 흐름은 코로나19 피해에 따른 민생을 안정시키고 지난 5년 간 국정을 운영하면서 생겼던 불협화음 등을 정리하면서 경제 각 분야 규제로 인해 발생한 불합리한 점들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상당수 국가가 틀어쥐고 갔던 부분들의 고삐를 조금 늦추고 재량을 둠으로써 윤석열 당선인이 언급한 ‘자유주의’ 철학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당선인은 1호 공약으로 내걸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50조원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추진 중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한국판 뉴딜’은 상당부분 조정될 전망이다.
인수위는 지난 24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코로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해 정당하고 온전한 손실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속히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방법으로 예산 구조조정이 주로 언급되는 가운데 올해 34조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 예산도 규모를 줄일 것이란 관측이 짙다.
다만 내용상 윤 당선인의 공약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손대기 어렵다는 평가다. 또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본인 재임 중 2차 추경안 편성은 어렵다는 뜻을 밝혔고 국회의 벽도 높아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탈원전 정책도 폐기 수순에 들어갈 것이 확실해 보인다. 윤 당선인은 원전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세계 최고 원전 기술력 복원을 위한 공약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한다.
인수위원들은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절차적 방안과 원전 생태계의 복원을 위한 과제를 조속히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쟁점이 되고 있는 통상업무도 외교부 이관으로 무게가 쏠린다. 산업부 업무보고에서는 비중있게 언급되진 않았으나 윤 당선인이 ‘경제안보 외교’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인수위 내부에서도 이관 방향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분야에서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 담기지는 않았으나 부동산 시장 안정화 등을 위해 고삐를 죄었던 대출규제 관련 정책들이 완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문 정부는 투기지역 9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적용 등 고강도 규제를 시행했으나 윤 당선인은 생애최초의 경우 LTV 상한을 80%로 인상하는 등 완화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번 국정과제는 100대 과제 형식으로 나열하기보다 취임 100일 내 시작이 가능한 우선 추진과제와 중점과제를 구분할 계획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이전에 국정과제가 100대 과제로 나열식으로 된 경우도 있었는데 5년 동안 제대로 약속도 지키지 못한 것들도 있었다”면서 “중점과제와 핵심과제 위주로 취임 100일 이내에 시작할 수 있는 과제들을 위주로 선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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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