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세, 기준금리에 영향..부동산 시장 약세 지속될 것"
한국지방세연구원, '유가발(發)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분석
韓, 원유 수입량 세계 3위…우크라 사태 경제에 크게 부담
고유가→물가 상승→기준금리 인상…집값 조정여지 농후
"유가 110달러 지속 시 추가 금리인상…자산시장 재평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 급등하면서 전 세계는 물론 국내 물가도 덩달아 출렁이고 있다. 러시아 침공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박이 지속되면서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가격 약세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2일 한국지방세연구원의 부동산 시장 동향 보고서에 담긴 '유가발(發 인플레이션과 부동산'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은 국내 물가와 국내 기준금리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원유 수입량이 많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최근의 국제 유가 급등세는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1973년 1차 오일쇼크 때 국제유가는 282.4% 높아졌고, 물가상승률은 605.7% 상승했다. 1979년 2차 오일쇼크 때도 국제유가가 70.6% 높아졌고, 물가는 15.1% 올랐다. 2008년 유가급등 시기에도 물가상승률이 88%에 달했다.
최근 급등한 국제유가는 소비자물가 상승과 경제성장률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연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p), 120달러에 이르면 0.4%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난달 배럴당 90달러 선을 유지하던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 130달러를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2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고유가 시대가 닥칠 경우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끌어 올릴 가능성도 커진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부동산 수요가 감소해 부동산 가격이 조정 받을 여지가 농후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2011~2014년 부동산 침체기는 고유가와 고물가 시기로 기준금리가 높아 부동산 가격이 약세를 보였다.
지방세연구원은 "한국은행은 당초 물가 인상 압력에 따라 올해 기준금리를 1.75%까지 2회 이상 인상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라 유가가 120달러를 넘어서면서 물가가 계속해서 오르면 기준금리도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금리가 높아지면서 전세시장은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 압력이 약화되면서 지금의 거래 부족 현상이 지속돼 가격도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지방세연구원은 "향후 국제유가가 110달러 이상 지속될 경우 물가 급등에 따라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형성된 자산 가격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높은 물가에 따른 금리인상이 지속되면 자산시장에서 자산 가격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가격조정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부동산 시장은 심리에 따라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개발호재나 규제완화 등 투자심리를 촉발하는 정책적 요인에 의해 부동산 가격이 국지적으로 급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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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