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 bucket list 1회


1. 버킷리스트에 대한 소고小考

버킷리스트(bucket list)는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을 가리키는 말이다. 중세 시대 교수형을 집행하거나 자살을 할 때 높은 곳에 밧줄을 매단 뒤 양동이 위에 올라가 목에 밧줄을 걸고 나서 양동이를 걷어차는 것을 일컫는 속어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에서 유래했다.(위키백과)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살면서 한 일들 이 아니라 하지 않은 일들이다.’

2007년 개봉된 잭 니콜슨·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버킷리스트’속 한 대사다. 시한부 생生을 앞 둔 두 주인공이 같은 병실을 쓰게 되면서 의기가 투합했다. 이 생에서 자신들에게 남겨진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고, 급기야 병실을 뛰쳐나가 이를 하나씩 실행해 나간다는 이야기다.

영화속 메시지처럼 버킷 리스트는 후회하지 않는 죽음을 맞기 위해 살아있는 동안 꼭 해보고 싶거나 해야 할 일들을 기록한 목록이다. 한편으론 그것들을 실천하겠다는 자기 다짐이자 자신과의 이행 계약서라고 할 수도 있겠다.

사람들은 주로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해보지 못했던 일들이나, 뜻은 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지레 겁먹었거나 남들의 시선에 주눅이 들어 실행하지 못했던 것들을 버킷리스트로 선택한다. 그것은 각자 살아온 길과 현재 처한 상황, 간직하고 있는 꿈 등에 따라 일상의 사소한 일일 수도 있고 많은 돈과 시간, 각고刻苦의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일일 수도 있다.

평소 본의 아니게 퉁명하게 대했던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에게 속내를 털어놓고 사랑을 고백하는 일, 사소한 오해로 멀어졌거나 한동안 소원했던 친구에게 손을 내밀어 변명하거나 진심을 전하는 일, 살아오면서 도움을 받았던 고마운 사람에게 일종의 보답을 통해 은혜를 갚는 일과 같이 내가 아닌 남을 위한 일도 있을 것이고, 한평생 남의 눈치를 보며 살아오다가 어느 날 문득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지?’하고 깨닫게 되면서 오롯이 자신의 자신에 의한 자신만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버킷리스트를 쓴다는 것은 어제의 자신을 상대로 고독하고 치열한 싸움을 시작한 것이고 그것을 문서로 정리한 선전포고문이기도 하다. 결국 버킷리스트를 썼다는 것은 자신의 지나온 삶을 돌이켜 정리하고 있는 것이요 한편으로는 다가올 죽음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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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