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징역 2년 확정

文정부 장관 중 첫 실형 사례
신미숙 前비서관 징역형 집유
'DJ 뒷조사 관여' 이현동 무죄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김은경(66·사진) 전 환경부 장관이 대법원에서 형을 확정받았다. 문재인정부가 임명한 전·현직 장관 중 실형을 확정받은 첫 사례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7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신미숙(55)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에게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은 2017∼2018년 박근혜정부 때 임명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받아내고, 공석이 된 후임 자리에 청와대나 환경부가 점찍은 인물들을 앉힌 혐의를 받았다. 1심은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지만, 항소심은 공공기관 임원 중 일부가 당시 임기 만료였기 때문에 환경부가 사표를 받았다고 해도 직권남용으로는 볼 수 없다며 형량을 징역 2년으로 낮췄다. 1심 재판부는 사표를 제출한 공공기관 임원 13명 중 12명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를 인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4명에 대해서만 직권남용 혐의를 인정했다.

한편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뒷조사하는 비밀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았던 이현동(64) 전 국세청장은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 전 청장은 국세청 차장과 청장을 지낸 2010년 5월부터 2012년 3월까지 국정원과 함께 김 전 대통령의 해외 비자금 의혹을 뒷조사하는 비밀공작인 이른바 ‘데이비드슨 프로젝트’에 관여해 대북공작에 써야 할 자금 5억3500만원과 4만7000달러를 유용한 혐의를 받았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국고에 손실을 입히려 한다는 것을 피고인이 알았다거나 국고 손실을 인식할 외부 정황이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것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런 정황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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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