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제로 위해선 원자력 필수".. 美·日·佛 '원전의 부활' [원전에 다시 눈돌리는 선진국]
-한국만 탈원전으로 역주행
-탄소제로 위해 원자력은 당연한 과정
\'탄소제로'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들이 다시 원자력발전에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사양길에 놓였던 원전산업이 최근 30년 만에 기사회생했으며, 일본은 향후 수립할 '클린 에너지 전략'에 원전기술 개발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주로 전통의 원전기술 강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인데, 전기차(EV) 보급 확산 등 탈탄소 시대로 박차를 가하기 위해선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원전의 강점을 포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P는 18일(현지시간) 미국의 각 주정부가 화석에너지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위한 과도기적 대체전력원으로 원전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태양광, 풍력, 조력 등 재생가능에너지만으로는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 내 원전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만든 차세대 원전기업 테라파워는 아이다호 국립연구소에 2번째 반응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AP가 미국 50개주와 수도 워싱턴의 에너지정책 담당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3분의 2가 원전이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이미 지난해 12월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탄소제로 방식의 전력 생산을 위해서는 수력, 지열, 풍력, 조력, 태양광뿐만 아니라 원자력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부는 미국 프린스턴대와 탈탄소 연구 이니셔티브 공동연구를 통해 탄소제로를 위해선 원전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통과된 1조달러 규모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패키지에도 원자로 선진화에 약 25억달러가 배정됐다.
원전은 현재 미국 전력의 약 20%를 공급하고 있다. 93개 원자로가 가동 중이며, 대부분은 미시시피강 동부 지역에 분포해 있다.
사실 미국에서 원전산업은 1990년대 이후 사양산업으로 취급됐다. 1979년 3월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 인근 스리마일섬 원자력발전소 2호기에서 노심 용융사고가 발생한 이후 원전 가동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잇따랐다.
최근 원전의 재발견은 대체에너지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풍력·태양광 발전의 불안정한 전력공급에 기인한다. 이들 신재생에너지는 날씨 등 기후상황에 따라 전력 출력량이 들쭉날쭉하다. 원전은 전력생산량이 균일하다. 신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보충하기 위해선 원전이 일정 비율 전력생산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내에서도 탈탄소 정책 추진과 함께 원전 가동파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 18일 탈탄소사회 실현에 맞춘 '클린 에너지 전략' 수립을 각료들에게 지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신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전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일본 내 여론을 감안해 원전 신증설 등의 구상은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일본 사회의 '원전 트라우마'로 인해 정권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원전을 새로 짓자는 말을 꺼내지는 못하고 있으나, 운전을 개시한 지 40년 이상 된 노후원전을 재가동하거나 차세대 원전기술 개발 등으로 원전에 대한 재평가 여론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에서 탄소 제로를 위해서 원전에 다시 집중하는 모습과 달리 한국은 탈원전이라는 정책을 고수하며 역주행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탈원전 정책에 따라서 한전의 적자폭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 전기 요금 인상을 계속 추진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과연 탈원전이 국민들에게 정말 이익이 되는 정책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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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