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첫날 2시까지 200만명 몰려…LG엔솔, 청약 3시간 만에 21조 몰려
역대급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18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개시한 지 세 시간 만에 21조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청약자수가 급증하면서 균등 배정 주식을 1주도 받지 못하는 증권사가 많아질 전망이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일반청약을 받는 7개 증권사에 몰린 청약 증거금은 21조원을 넘어섰다.
앞서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7월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첫날에 12조521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카뱅의 하루치 증거금을 벌써 뛰어 넘었다.
LG엔솔은 오전 10시에 청약을 받기 시작했다. 청약자 수는 청약을 받은 지 약 한 시간 반 만에 120만명을 넘은 데 이어 빠른 속도로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18일 오전 9시 20분경 KB증권 여의도 본사 직원들은 몰려오는 고객들을 맞이하느라 분주했다.
대표주관사인만큼 가장 많은 물량이 배정된 영향이다. 청약 물량은 전체 공모 물량(4250만주)의 25%에 해당하는 1062만5000주다. KB증권이 467만5000주를 가지고 있다.
공동주관사인 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에게는 각각 233만7500주, 인수단인 미래에셋증권·하나금융투자·신영증권·하이투자증권에게는 각각 21만2500주가 돌아갔다. 청약 시간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오후 4시까지다. 중복 청약과 야간 청약은 불가능하다.
오미크론 확산세에 방역도 철저해졌다. 복도를 따라 의자를 배치해 동선 혼란을 방지했다. 건물 및 영업점 입구에서 열 감지 카메라가 체온을 체크하고, 미화직원들이 스프레이형 소독약을 곳곳에 분사하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익숙하지 않아 내방한 것으로 보였다.
의자에 앉아 있던 투자자 A씨는 "오전 9시에 도착했는데도 대기 중인 사람이 여럿 있었다"며 "한 이십 분 기다린 것 같은데 차례가 언제 올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떻게 청약 일정을 알게 되었는지 질문하니 "아들이 당부하기에 달력에 체크까지 해 뒀다"고 답변했다.
자신을 70대라고 밝힌 투자자 B씨는 "다른 주식 거래는 하지 않고 공모주만 받고 있지만 내가 기자님보다 더 경험이 많을 것"이라며 "삼성SDS 때부터 공모주를 받아 왔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원래 전화로 주문하는 편인데 오늘은 친구와 동행하느라 영업점까지 왔다"고 덧붙였다.
경쟁률이 다소 낮을 것으로 관측됐던 하이투자증권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응대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계속 늘어났다.
방학을 맞이한 대학생이라는 투자자 C씨는 "은행 이자가 낮은 상황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생각한다"며 "1주만 찍혀도 용돈 벌이로 괜찮다"고 전했다.
일반청약에서는 균등 배정과 비례 배정 방식이 절반씩 적용됐다. 균등 배정 방식은 청약에 참가한 모두에게 공모주를 배분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들은 최소 청약 단위인 10주 이상 신청해야 하는데, 이 경우 최소 증거금 150만원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1억500만원을 투입해 700주를 청약한다고 가정하면 비례배정으로 5~6주, 균등배정으로 2~3주 등 총 7~8주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소 청약 단위는 10주로 증거금 150만원이 필요하다. 최소청약자 역시 청약 건수가 265만건 이하일 때 2~3주, 이상일 때 1~2주를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초가를 2배로 형성(60만원)하고 상한가(78만원)로 하루의 거래를 마치는 '따상'에 성공할 시 주당 48만원의 차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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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