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결별한 김종인..민주당, 러브콜 보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결별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향해 더불어민주당측의 구애가 시작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인 박용진 의원은 12일 김 전 위원장의 서울 종로구 사무실을 방문해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와 갈라선 이후 급하게 잡힌 약속이라고 한다.
박 의원은 “‘민주당을 많이 도와달라’고 김 전 위원장에 요청드렸지만 이 부분에 대한 답은 듣지 못했다”면서도 “‘정권유지 혹은 정권연장 가능성이 조금 커진 것 같다’는 제 말에는 김 전 위원장이 어느정도 공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2016년 1~8월 김 전 위원장이 민주당 비대위원회 대표를 지냈을 때 비서실장을 맡았던 개인적 인연이 있다. 박 의원은 “저를 포함해 민주당 내 ‘김종인계’ 인사들이 수시로 찾아뵈면서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에 도움을 달라는 말씀을 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날 면담에서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전망에 대해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며 “윤 후보, 안 후보 모두 단일화 과정에서 자기중심적으로 움직이며 협상과정에서 맞부닥칠텐데 그런 국면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인물이 현재 야권엔 없다”고 말했다고 박 의원이 전했다.
박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실망했다’라거나 ‘안 후보는 단일화에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라고 비판적인 언급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을 향한 민주당의 ‘러브콜’은 그를 통해 중도표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민주당 선대위 인사는 “윤 후보로부터 떨어져 나온 김 전 위원장을 우리가 끌어들여야 한다. 적어도 다시 야권을 돕는 일은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4일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선대위에 합류하기 직전까지도 민주당은 물밑에서 ‘저지 작전’을 폈다. 지난해 11월 말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와 선대위 인선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자 민주당 일부 인사는 “합류하면 파열음이 난다. 가지 마시라”며 김 전 위원장을 만류했다.
다만 향후 김 전 위원장의 ‘이재명 지지’ 여부에 대해선 당내 전망이 엇갈린다. 원내대표를 지낸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대선 두달을 앞두고 다른 후보를 지지하면 본인 명성에 금이 간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의 한 4선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이 후보에 호의적이다. 상황을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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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