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글자 SNS..'이대남' 공략

이준석과 손잡은 다음날..여가부 개편→폐지 입장 변화, 尹측 "후보 전향적 결심"
4시간만에 5천여개 댓글 폭발..당내 일각서 '이대녀' 반발 우려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경선 후보 시절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한다고 했다가 ‘여성가족부 폐지’로 공약을 바꾼 것에 대해 8일 “국가와 사회를 위한 일”이라며 구체적인 공약에 대해선 “좀더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 윤석열 대선후보 페이스북 게시물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국 발달장애 아티스트 특별전시회’ 관람 뒤 기자들을 만나 전날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고 글을 올린 것에 대해 “현재 입장은 여가부 폐지 방침이고, 더는 좀 더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어 ‘젠더 관련 공약들을 최근 페북에 짧게 올리고 있는 특별한 이유 및 남녀 갈라치기라는 지적’에 대해 묻자 “뭐든지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고 짧게 답했다.

윤 후보는 당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 10월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저희의 원칙은 기존 여가부에서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해) 여성과 남성에 대한 지원도 함께 해야되는 상황이다 보니까, 업무가 아마 기존보다 늘지 않겠나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2030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보해 부모 세대인 506070의 지지를 끌어낸다는 의미로, 이 대표가 강조해온 '세대포위론' 내지 '세대결합론' 전략과 궤를 같이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후보가 결단을 내려 쓴 내용"이라면서 "이 대표와 화해 전부터 전향적으로 결심했던 내용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대본부 관계자도 "경선 때 공약은 양성평등가족부 신설이었다. 기존 여가부 문제점을 인식하고 균형 있는 양성평등을 추구하겠다는 것이었는데, 큰 호응이 없었다"면서 "당을 지지하는 민심이 그걸 더 원한다는 판단에 윤 후보가 여가부 폐지 공약을 며칠 전 전향적으로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이날 여성 인권, 페미니즘, 성 소수자 문제 등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인 '닷페이스'를 녹화한 것을 겨냥,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고개를 들었다.

이날 오후 5시 19분께 올라온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게시물에는 4시간 만에 5천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이대남'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에는 한 대형마트를 비공개 일정으로 찾기도 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가 밥상물가와 방역패스 문제를 점검했다”며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일정을 미리 공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오는 10일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것에 대해 “초기부터 역학조사를 디지털 데이터화를 시켜서 과학적으로 관리를 하고 방역 정책을 세워야 됐는데”라며 “이게 전부 과학방역이 아니고 너무 주먹구구식, 또는 많은 분들이 비판하는 정치방역 아니냐 . 참 안타깝습니다. 왜 이렇게 하고 있는지”라고 비판했다 .

한편 이날 윤 후보가 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진에는 윤 후보가 멸치와 콩을 사는 모습이 담겼는데 이를 두고 윤 후보가 최근 ‘멸공(滅共)’ 논란에 휩싸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우회적으로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5일과 6일 인스타그램에 숙취해소제 사진을 올리며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을 올렸다가 ‘폭력 및 선동에 관한 가이드라인 위반'으로 삭제된 바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를 겨냥해 트위터에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와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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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