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민의힘 의원실 돌며 '입당 신고'..'쩍벌 다리' 혼쭐도
洪캠프 조경태에 "도와달라" 숙이고..'친윤' 권성동 방에선 '안도'
민주 조응천 "다리 오므리시라" 지적..3일 박병석 국회의장 예방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직자, 보좌진을 두루 만나며 '입당 신고식'을 치렀다. 윤 전 총장은 이튿날인 3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해 '여의도 입성 도장'을 확실하게 찍을 예정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자로 출연해 '당내 스킨십'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초선은 전체 의원 103명 중 57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수로 구성됐다. 이들과 접점을 형성하며 당내 기반을 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의원님들과 정치적 행동과 목표를 같이하는 당원이 되니까 진짜 정치를 시작하는 것 같다"며 동질감을 강조했다. 초선 의원을 "정치 선배"라고 부르는 등 깍듯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당대표실을 예방해 '입당식'을 치른 것을 시작으로 103명의 의원들을 일일이 찾으며 입당 인사를 건네는 강행군을 했다. 당 사무처 직원과 보좌진에게도 '주먹 인사'를 건네거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스킨십에 공을 들였다.
대선 경선에서 맞붙게 될 경쟁 주자들과의 조우도 눈에 띄었다. 윤 전 총장은 윤희숙 의원에게 "저 입당하면 잘해주신다고 했죠"라며 너스레를 떨었고, 김태호 의원에게는 "통화만 하고 실물을 처음 뵙는데, 영화배우보다 더 미남인 것 같다"고 덕담을 주고 받았다.
하태경 의원은 윤 전 총장을 맞아 "입당 잘 하셨다", "윤 번개더(구)만 윤 번개"라며 친근한 농담을 건넸다. 박진 의원도 "공정하고 멋진 경선이 되도록 힘을 모으자"며 환대했다.
윤 전 총장은 '윤석열 저격수'를 자처한 홍준표 의원의 캠프 선대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을 찾았을 때, "5분만 기다려달라"는 보좌진의 요청에 순순히 기다리는 여유로움도 보였다. 그는 조 의원에게 "시작해보니 참 어려운 일이 많다"며 "많이 가르쳐주고 도와달라"며 고개를 숙였다.
윤 전 총장이 여당 의원을 만났다가 양쪽 다리를 넓게 벌려 앉는 이른바 '쩍벌 다리' 습관을 지적당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신파' 의원인 조응천 의원은 윤 전 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다리를 조금만 오므리시라. 이건 정말 충심으로 드리는 말씀"이라며 진담 섞인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도 만나려 했지만 불발됐다.
윤 전 총장은 당내 지지세력인 '친윤계' 의원들을 만나서는 호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평소 자신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권성동 의원이 부재로 만나지 못하게 되자 "이 방은 뭐 남의 방 같지 않네"라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은 3일 오전에는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할 예정이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강신옥 전 의원의 빈소를 조문했다.
강 전 의원은 변호사 시절인 1974년 박정희 정권 유신헌법을 반대한 민청학련 사건을 비롯해 인혁당 사건,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등 현대사의 주요 인권 사건을 두루 맡았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을 변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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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