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돼 보이스피싱 훈련"…中 배우 고발에 태국 '초비상'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이 잇따라 태국 여행을 취소하면서 태국 관광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태국 정부는 총리까지 나서 중국어로 여행 장려 영상을 제작·배포하는 등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외국인 여행객이 증가하는 설 연휴 기간에도 중국인 입국자는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 태국에 입국했다 미얀마로 납치됐던 중국 배우 왕싱 (사진 가운데)

지난 1월, 영화 촬영을 위해 태국에 입국했던 중국 배우 왕싱이 실종됐다 나흘 만에 미얀마에서 구출된 사건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왕싱은 구조 후 인터뷰에서 "미얀마로 끌려가 보이스피싱 범죄 훈련을 받았다"며 "다른 중국인들도 여러 명 보았다"고 증언해 태국 여행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는 납치 및 온라인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특히 미얀마 국경 지역에서 성행하는 납치 범죄로 태국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태국 정부는 지난달 중국 배우 왕싱이 태국에서 납치돼 미얀마로 끌려간 사건 이후 중국인 관광객 입국 감소 우려가 커지자 단전 조치 등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결국 태국의 패통탄 친나왓 총리는 지난 6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동남아 지역의 '납치·온라인 사기 범죄'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태국 정부는 중국과의 공조를 통해 자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태국은 미얀마에 이어 캄보디아 국경 지역에 대한 전력 공급을 차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미얀마를 떠난 조직이 포이펫에 다시 작업장을 차리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필요하면 이 지역 전기 공급도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태국 동부 사깨우주와 접한 캄보디아 서부 포이펫 지역도 중국계 범죄 조직 근거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미얀마 국경 도시에서 철수한 사기 조직들은 미얀마 내 다른 지역이나 캄보디아 등 주변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은 중국, 미얀마와 공조해 미얀마 내 사기 조직 단속과 범죄에 동원된 외국인 구출·송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태국 정부는 12일 온라인 사기 조직에서 일하던 외국인 261명을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민주카렌불교군(DKBA)으로부터 인도받았다.

이들 외에도 현재 미얀마에는 외국인 7천여명이 태국으로의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

품탐 부총리는 "이들을 한꺼번에 태국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며 순차적인 송환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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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