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벌어진 광주 금남로에서 '尹 지지' 집회···참가자 1만 명 추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광주 시내에서 열리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여는 데 대해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도 맞불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선언하면서다.
15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보수성향 개신교 단체인 ‘세이브코리아’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광주 동구 금남로4가역 일대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엔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등이 참석했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집회 참석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대통령을 석방하라’, ‘부정선거 검증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금남로 거리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집회 연사의 지시에 맞춰 “윤석열 복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참가자 규모는 약 1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날 무대에 오른 한 연사는 “광주와 호남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운동을 일으키기 위해 모였다”며 “한국은 12·3 비상계엄으로 20·30세대가 깨어나면서 민주화의 시대에서 자유화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신교 예배의 형식으로 진행됐지만, 내용은 대부분 윤 대통령의 탄핵 반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한 발언자는 "광주 시민 여러분이 이 나라를 살려야 한다"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광주와 호남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 시민들이 이 대표를 꾸짖고 손절해 달라"며 "시민 말을 듣지 않으면 회초리를 때려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응해 인근에선 광주 시민단체들이 주도하는 탄핵 찬성 집회도 열린다. 광주지역 17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옛 전남도청 앞인 5·18 민주광장과 금남로 1가 일대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광주 비상행동 측은 광주 시민에게 “금남로에서 내란 선동 집단의 집회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사건일 뿐”이라며 “그들의 금남로 집회는 내란 선동세력의 종말을 알리고, 더 나은 세계로 나가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양측의 물리적 충돌 우려에 각 집회를 차벽으로 분리해 관리하고 있다. 기동대 등 20여개 중대 1400여명을 투입해 집회에 대응했. 광주광역시청 등 관계 기관도 인파 밀집을 우려해 금남로 4·5가 지하철역에 관리 인력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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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