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대체 언제까지… 22일째 지속 '역대 3위'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반복되는 날씨가 이번 주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밤낮을 가리지 않는 불볕더위는 최소 22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평년에는 8월 15일 전후에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했지만 올해는 당분간 폭염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더위가 길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한반도 상공에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이중 열 커튼’을 치는 기간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태풍이 북상하며 한반도 상공에 자리잡은 고기압을 뒤흔들고 더위를 식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주는 태풍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기상청 자료개방포털 자료를 종합하면 열대야 연속 일수는 2018년(26일)이 가장 길었고 1994년(24일)이 그 뒤를 이었다. 이날 기준 올해는 23일이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23일까지 서울 지역 최저기온은 25도 이상이다.

통상 8월 중순에 들면 고기압 세력이 약해지고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남하하기 시작해 기온을 낮춘다. 하지만 올해 무더위는 한반도 상공에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이중으로 자리 잡으며 낮과 밤사이 열을 이불처럼 가두고 있다. 2018년에도 두 개의 고기압이 맹위를 떨쳤지만, 8월 중순부터 고기압 세력이 약해진 틈을 타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며 더위도 약해졌다. 하지만 올해는 북쪽의 공기 이동이 제한적이다. 더위가 조기에 물러나려면 태풍 등의 요인에 따른 기압계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5∼7호 태풍 모두 일본 동쪽 해상에서 발생해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이며 간접적인 영향도 적어 기압계 변화 동인 또한 제한적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북태평양고기압 중심이 한반도 남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바뀌면서 영동 지역의 기온은 1∼3도 내려갔고, 수도권 지역은 기온이 소폭 올랐다. 다만 수도권은 지난주까지 남서쪽 바람의 영향으로 습한 공기가 유입됐다면 이번 주는 동풍의 영향으로 비교적 건조한 공기가 불고 있다.

한편 이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이 시작된 5월 20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온열질환 누적환자 수는 2293명에 달했다. 이는 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 이후 최다 수치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 수는 △2018년 3831명 △2019년 1455명 △2020년 478명 △2021년 1279명 △2022년 1358명 △2023년 2130명이다. 온열질환자는 △3일 183명 △4일 120명 △5일 122명 △6일 93명 △7일 93명 △8일 72명 △9일 75명 △10일 76명 △11일 53명 발생했다. 지난 11일까지 온열질환 사망자는 21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14명은 이번 달에 발생했다. 최근 일주일간 사망자는 3명으로 전주 대비 감소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온열질환자가 지난 6일부터 100명 미만으로 발생하고 있어 감소하는 추세지만 아직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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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