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내홍 점입가경… 윤핵관도, 이준석도 모두 물러나야

이준석과 윤핵관의 싸움이 점점 격화되며 국민의힘 내홍이 한마디로 점입가경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재신임을 받았다는 뉴스를 접하는 순간 도대체 국민의힘 안에 제대로 된 생각을 가진 인사가 과연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들며 지난 수해현장에서 한 의원이 한 말이 떠올랐다.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라는 말. 이것이 지금 국민의힘 의원들의 국민을 대하는 자세인 것이다. 민심을 전혀 읽지 못하고 그저 자기자리를 지키면 당이나 국정운영은 아무 상관없다는 자세말이다.

비상상황을 외치며 비대위를 구성했으면 쇼 차원으로라도 환골탈태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상식인데 오히려 정반대로 행동한다. 우리 헌정사상 이렇게 지지층을 배신하는 집권당이 있었을까.

국민들은 국민의힘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윤핵관’ 등 대통령 측근을 꼽고 있다. 15일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휴대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의 위기 상황을 초래한 가장 큰 책임은 ‘윤핵관으로 불리는 대통령 측근’에 있다는 답변이 35.5%로 가장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28.6%, ‘이준석 전 당대표’가 22.5%로 뒤를 이었다. 한마디로 국민들은 국민의힘 위기의 원인으로 이 전 대표보다는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꼽고 있는 것이다. 민심은 신묘할 만큼 정확히 본질을 반영한다.

이번 사태의 출발은 집권당을 장악하려는 윤핵관들의 욕심이었다. 성상납 의혹, 대선 기간의 무책임한 언행 등 이 대표가 원인을 제공하긴 했지만 여기에 기름을 부어 멀쩡한 집에 불을 지른 건 윤핵관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에 처음 입문할 당시부에 제3지대론과 조기입당 사이를 고민하긴 했지만 이 전 대표에 대해선 특별한 반감을 갖고 있지 않았다. 입당 전 윤 대통령이 혐오했던 유형은 의원을 평생 직업 삼아 쇼나 일삼으며 수십 년간 호위호식해온 터줏대감 정치인들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말 입당 전 치맥회동 등 이 대표와의 접촉 이후 입당 날짜가 인터넷 언론에 흘러 다니고, 이 대표와 통화한 내용 일부가 녹취록 형태로 유출되면서 불신이 깊어져 패싱입당으로 이어진 것이다.

윤핵관들은 그런 대통령의 불신을 등에 업고 이 대표 축출에 돌입했다. 보선 대선 지방선거 등 3연승에 취해 기고만장해진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대위원 선출을 위해 소집돼 62명만 참석한 의원총회에서 아무 사전예고도 없이 갑자기 자신의 재신임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그야말로 꼼수이며 이런 형식적인 손 들어주기 차원의 재신임을 통해 자신의 리더십이 회복될 것이라고 믿는 안이한 판단력 수준을 보여준다.

권 대표는 동료의원들이 자신의 낯을 세워주기 위해 형식상 재신임에 손을 들어준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이제라도 과감히 자진사퇴해야 한다. 비대위구성후에 물러나겠다는 말도 필요없이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할것이며 장제원 의원을 비롯한 다른 윤핵관들도 권대표와 함께 아무런 조건도 달지 말고 물러나야 한다.

이준석 전 대표도 이번 사태 과정에서 품성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 “품성과 도덕성은 그 사람을 판단하는데 절대적인 기준이며 이는 그 사람의 전부이다. ”라는 말이있다.

이말을 대입해보면 이 대표는 정치지도자로서 완전 실격이다. 남의 허물, 상대의 논리적 허점을 찾아내는 지적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허물, 자신의 문제를 솔직히 인정하는 용기와 정직성, 자신을 객관화시켜서 바라보고 낮출 수 있는 객관화 능력과 겸허함이다. 이 대표는 본인의 허물을 덮어버리고 다른 곳에 화살을 돌리는데 급급했다.

솔직히 말해보자. 윤 대통령은 윤핵관에게 빚진 게 없다. 따라서 그들을 감싸고 돌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들은 윤석열의 등장 이전엔 존재감도 없던 이들이었다. 윤 대통령이 윤핵관을 멀리하고 그들이 추천하고 핵심요직에 심어둔 인사들을 과감히 정리해야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핵관 눈치를 보느라 민심에 역행하는 악순환이 멈출 것이다. 또한 이준석 전 대표도 이제 그만 싸움을 멈추고 당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해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는 길을 열어줘야 할 것이다.

중도와 보수 성향 국민이 여당에 바라는 것은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 그래서 총선과 다음 대선 승리를 기약할 수 있는 정당이 되어달라는 것 뿐이다. 윤핵관과 이준석 모두에게서 등을 돌리는 국민이 많아지는 것은 그들의 행태와 자질로 보아 누가 이전투구에서 이겨도 보수정치의 앞날이 어둡고 자칫 좌파에 정권을 헌납하는 결과를 빚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 때문이다.

이 전대표와 윤핵관이 서로 원수처럼 싸우지만 국민들은 같은 팀으로 생각한다. 양측이 싸워 누가 이기든 그냥 집안싸움이 되는 이유다. 마주보고 달리는 차의 핸들을 꺾지 않으면, 결국 충돌해 둘 다 죽을 뿐이다.


▲ 이우성 뉴스젠 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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