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백화점에 있네”…눈대중으로 사던 옷, 이젠 입어본다는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지면서 무신사 등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통해 성장한 패션업체들이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매장은 신생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입점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 입점해 인지도를 확보한 뒤 오프라인 매장에서 규모를 한층 더 키우는 트렌드가 성장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무신사의 연간 거래액은 전년 대비 47.8% 증가한 3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입점 브랜드 수는 2019년 4000개 미만에서 지난해 기준 7800여개까지 증가했다.
그 가운데는 무신사를 비롯한 패션 버티컬 플랫폼에서 성장해 백화점에 신규 입점하는 브랜드도 다수 있다. 컨템포러리 캐주얼 브랜드 쿠어의 올해 1·2월 누적 거래액은 무신사 기준 전년 동기보다 110.7% 증가했고, 캐주얼 스트릿웨어 브랜드인 디스이즈네버댓의 경우 4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어는 지난해 기준 무신사 거래액이 100억원을 넘었으며 더현대 서울,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무신사 초창기에 입점한 디스이즈네버댓도 현재는 더현대 서울,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롯데월드몰 등 오프라인으로 채널을 확장했다.
또 다른 스트릿웨어 브랜드 코드그라피 역시 무신사에서 1·2월 누적 거래액이 전년 대비 72.1% 상승했는데, 2020년 론칭해서 롯데백화점 노원점을 비롯해 지난 2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새로운 매장을 열었다.
이밖에 지난해 무신사에서만 400억원대 거래액을 기록한 커버낫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목동점, 스타필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등 10개 이상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 등은 수수료가 높지만 이미지와 상징적 측면에서 패션업체들의 선호를 받는 오프라인 채널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에서 온라인 유통으로만 브랜드를 론칭했다가 인지도를 넓히고 지속 성장해 백화점까지 진출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현재도 매달 수백여개의 신생 브랜드들이 무신사에 입점하려고 문을 두드리고 있어 패션업계의 온라인 퍼스트 전략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달 초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에 단독매장을 연 드파운드 역시 온라인에서 성장해 오프라인으로 진출한 사례다. 프렌치 무드가 돋보이는 브랜드로, 기존에는 한남동 및 합정동 쇼룸을 운영했었다. 하고엘앤에프에 따르면 드파운드의 더현대서울 매장은 오픈 직후 열흘 동안 매출 2억원을 기록했는데 특히 타운백과 티셔츠 제품이 잘 팔렸다.
이밖에도 마뗑킴, 보카바카, 리플레인, WMM 등도 온라인에서 성장해 오프라인으로 뛰어들었다. 마뗑킴은 지난 2월 더현대 서울에 입점해 서울 지역 내 첫 번째 단독 매장을 선보였다. 이 매장은 일주일 만에 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WMM스튜디오스는 지난해 9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첫 매장을 열었다. 보카바카는 지난해 6월 말 더현대 대구에서 첫 단독 매장을 열었는데 오픈 직후 3개월 간 월 평균 매출 1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더현대 판교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에 매장을 열었다.
하고엘앤에프는 “온라인 기반으로 성장해온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며 “시장 규모가 커지며 소비자들의 관심도도 높아진데다가,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없는 사이즈부터 제품 퀄리티 등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확인하고 체험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패션 플랫폼 W컨셉도 디자이너 브랜드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온라인 플랫폼에서 인지도를 쌓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인 닐바이피와 유어네임히얼 등을 들 수 있다.
닐바이피는 2017년 W컨셉이 첫 입점 이후 지난해 매출이 6배 성장했고 2018년 W컨셉에 입점한 유어네임히얼의 지난해 매출은 4배가 됐다. 이 중 닐바이피는 2020년 서울 신당동에 쇼품을 연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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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