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 줄 7000원? 놀라긴 이르다…'미친 물가' 밥값 더 뛴다
연초부터 외식물가 오름세가 심상찮다. 먹거리 물가는 지난해부터 뛰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국제 곡물 가격 상승 영향이 주원인이었다. 전기료·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과 한파에 따른 채소값 상승 등 밥값을 올릴 요인만 잔뜩 쌓였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7.7%로 지난해 6월(8.0%)부터 8개월째 외환위기 당시 수준(1998년 11월 7.4%)을 웃도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외식물가 전품목(39개) 가격이 전년동월 대비 뛰었다. 특히 김밥(11.0%) 가격 많이 올랐다. 한 커뮤니티에는 모 프랜차이즈 지점의 김밥 한 줄 가격이 7000원에 달한다는 게시글이 오르기도 했다. 떡볶이(10.6%), 칼국수(10.3%), 자장면(10.3%), 라면(10.3%) 등도 10% 이상 뛰었다.
식당에서 판매되는 주류가격의 오름세도 만만찮다. 소주·맥주는 각각 10.2% 상승했다.
문제는 외식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먹거리 물가가 급등한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식량 수급난이 심화한 탓이다. 이 여파로 외식업계의 대표적인 조리용 원재료인 밀 가격이 급등했고 식용유 가격마저 뛰었다. 국제유가 상승도 운송료 부담을 늘려 식자재 비용 상승을 부추긴 요인이다.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도 외식업계의 부담이다. 지난달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전년동월 대비 28.3% 올랐다. 수도를 제외한 연료 요금 상승률은 31.7%로 1998년 4월(38.2%) 이후 가장 높다.
정부는 올 2분기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고 전기요금도 연내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동절기 한파·폭설에 따른 채소 등 농산물 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제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외식물가를 비롯한 높은 물가와 그간의 금리 인상 효과로 올해 민간소비는 위축될 공산이 크다. 이 여파로 내수가 제약받으면 경제성장 동력도 약해지기 마련이다. 지난해 4분기만 보더라도 내수를 떠받치던 소비가 꺾이면서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0.4%)을 기록한 바 있다.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민간소비가 성장률을 -0.2%포인트(p) 낮추는 역할을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3일 발표한 '경제동향과 전망(2023년 1분기)'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1.9%에서 1.5%로 낮췄다. 이러한 전망 배경으로 "고물가로 인한 실질 구매력 감소와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뿐 아니라 자영업자 소득감소와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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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