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대책'에도 6억 급락…패닉 셀에 다주택자 급매까지 '공포'
‘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집값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서울 강서구 마곡동, 경기 용인시 수지구, 고양시 일산동구 등은 오히려 낙폭이 커지고 있다. 집값 추가 하락 우려로 ‘패닉 셀’(공포 투매)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다주택자들의 급매물까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강서구 마곡동 ‘대장주’로 꼽히는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면적 84㎡는 지난 17일 10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2021년 8월 최고가(16억8000만원) 대비 6억원가량 급락한 가격이다. 마곡동 A공인 관계자는 “저층(3층) 매물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낙폭이 너무 컸다”고 했다.
인근 마곡엠벨리7단지 전용 84㎡도 16일 최고가(14억4700만원)보다 4억원가량 내린 10억6400만원에 직거래됐다. 마곡동 일대는 2020~2021년 20·30대 ‘영끌족’이 대출을 활용해 아파트를 집중 매수했던 곳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 주(16일 기준) 강서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65% 하락했다. 1·3 대책 발표 전인 이달 첫째 주(-0.59%)보다 하락 폭이 확대됐다. 등촌동 B공인 관계자는 “대출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쏟아내면서 낙폭이 커지는 양상”이라고 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신설과 재건축, 리모델링 사업 추진 기대로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던 용인시 수지구에서도 이전 최고가 대비 수억원씩 급락한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수지구 성복동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 84㎡는 7일 9억7000만원에 팔리며 ‘심리적 저항선’인 10억원이 무너졌다. 신분당선 성복역과 붙어 있는 이 아파트는 신분당선 연장과 인근 용인역을 지나는 GTX-A 개통(2024년) 수혜가 예상되면서 2021년 집값이 14억9500만원(전용 84㎡ 기준)까지 올랐었다.
작년 4월 1차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하며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풍덕천동 수지삼성4차 전용 59㎡도 5일 최고가(7억5500만원) 대비 3억원 가까이 내린 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 채’로 자산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용인시 등 서울 외곽 및 인접 지역에서 저가 매물이 쏟아지고 매매가도 낮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지구 아파트값 하락률은 1월 첫째 주 0.83%에서 셋째 주 0.93%로 커졌다.
작년부터 차례로 재건축 가능 연한(준공 30년 차)을 맞고 있는 고양시 일산동구에서도 재건축 사업 추진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낙폭이 커지고 있다. 1월 첫째 주 0.33% 내렸던 일산동구 아파트값은 셋째 주엔 0.49% 하락했다.
1994년 준공된 마두동 백마4단지한양청구 전용 134㎡는 7일 7억1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9억7700만원)보다 2억6000만원가량 떨어졌다. 인근 아파트 단지와 통합 재건축을 준비 중인 마두동 강촌동아 전용 84㎡ 역시 8일 최고가(7억4800만원)보다 2억원 가까이 낮은 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토지거래허가제 등 ‘대못 규제’가 아직 남아 있어 주요 재건축 추진 아파트도 가격 하방 압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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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