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가구 전기요금 월 4천22원 오른다…물가상승 0.15%p 영향


전기요금이 4인 가구 기준으로 내년 1분기(1∼3월)에 월 4천원 넘게 오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내년 1분기에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13.1원 인상한다고 30일 발표했다.

산업부와 한전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연간 전기요금 인상 적정액은 kWh당 51.6원으로, 내년 1분기 요금 인상 폭은 1년치 4분의 1 정도다.

이번 전기요금 조정으로 물가 상승 요인은 0.15%포인트(p)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정부의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3.5%)에 이번 조정 내역이 포함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내년 전력량요금과 기후환경요금이 각각 kWh당 11.4원, 1.7원 오르게 된다.

연료비조정단가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현행 조정 상한대로 kWh당 5.0원이 적용된다.

이번 전기요금 조정으로 평균적인 4인 가구(월 사용량 307kWh)의 월 전기요금 부담액이 4천22원(부가세·전력기반기금 미포함) 늘어난다.

이에 따라 4인 가구에 청구되는 전기요금은 5만2천원대에서 5만7천원대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안은 가정용과 산업용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번 조정으로 전기요금 인상률(9.5%), kWh당 인상액(13.1원), 4인 가구 기준 인상액(4천22원) 모두 지금까지 전기요금을 인상했던 회차를 통틀어 2차 오일쇼크 시기였던 1981년 이후 최고·최대 폭이다.

한전 입장에서는 이번 조정으로 약 7조원의 추가 수입이 발생해 적자 해소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정부가 산출한 내년 전기요금 인상 적정액(kWh당 51.6원)을 분기별로 균등 분산해 반영하면 내년 한전의 연간 적자는 1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전은 "일부 연료비 등 반영하지 못한 잔여 인상 요인은 정부와 협의해 추후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계·기업에 모두 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는 취약 계층의 체감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부담 경감 방안도 마련했다.

장애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취약계층 약 350만가구의 경우 올해 기준 월평균사용량(313kWh)까지는 인상 전 전기요금을 적용한다.

평균을 초과한 사용량에만 인상된 요금을 적용해 부담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농사용 전기요금은 이번 전력량요금 인상분(kWh당 11.4원)을 3년에 걸쳐 3.8원씩 분할 인상한다. 기후환경요금 인상분(kWh당 1.7원)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요금 인상을 분산 반영해 단기간에 요금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이다.


가스요금은 1분기에는 일단 동결하기로 했다. 정부는 에너지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동절기인데다 공공요금이 한꺼번에 대폭 오르면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가스요금의 경우 동절기 난방비 부담, 전기요금 인상 등을 감안해 내년 1분기에는 요금을 동결하고, 2분기 이후 요금 인상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정부는 취약계층에 대한 가스요금 감면 폭을 기존 6천∼2만4천원에서 9천∼3만6천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는 지원 단가를 올해(12만7천원)보다 6천800원 많은 19만5천원까지, 연탄쿠폰 단가는 7만4천원 증가한 54만6천원까지 올린다.

등유바우처 지원 단가는 올해보다 두 배가량 많은 64만1천원까지 올리기로 했다.

에너지 효율 향상 사업 예산도 증액해 뿌리기업 1천개사와 농사용 고객 1천800호의 설비 교체를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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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