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1등급인데 이자 13% 내래요” 중고차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사람들
“중고차를 사지도, 팔지도 말라는 얘기입니다. 캐피털 리스 대출을 모두 거절당했어요.”(직장인 A씨)
제2금융권 대출 중단 사태가 덮치면서 중고차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자동차 금융을 비중있게 취급하는 캐피털사들이 신용대출을 중단한 데 이어 자체 채널을 통한 중고차 금융을 보수적으로 취급하면서 ‘사지도 팔지도 못한다’는 원성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용점수 900점(NICE 기준) 이상을 대상으로 한 중고차 금융 상품의 최고금리는 19.90%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고차 금융을 비중있게 취급하고 있는 현대캐피탈과 KB캐피탈은 지난 26일과 13일 각각 최고금리를 재공시했는데, 전분기의 평균 실제금리가 각각 9.95%, 8.50%에 불과하던 두 회사는 재공시 결과 9.40~19.50%, 11~16.90%로 금리가 뛰었다.
상단금리가 최대 19.50%까지 오르면서 신용등급이 높은 구매자들도 고금리를 산정받거나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통상 중고차는 가격이 신차보다 싸기 때문에 더 저렴한 중고차를 할부로 구매한다는 건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판단해 중고차 금융상품은 새차 할부금융보다 금리가 높다. 하지만 고신용자에겐 10% 안팎으로 가능하던 중고차 리스 상품 금리가 현재 최대 19%대까지 오른 것이다.
중고차를 구매하려던 한 직장인 A씨는 “신용등급이 900점이 훌쩍 넘는데도 작년 8.6%였던 중고차 금융 금리가 이번에 13% 나왔다”며 “다른 캐피털 두 곳에선 대출을 거절당했다. 이러면 중고차를 사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차 주인은 “대출 1억원 미만에 신용 좋은 사람들도 대출받기가 아슬아슬하다”며 “차를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중고차 금융을 취급하고 있는 한 캐피털사 관계자는 “플랫폼을 통해 유입되는 신용대출은 연체율이 높아 이미 중단해놓은 상태”라며 “자동차 금융의 경우 자체 플랫폼을 통해 매우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량차주 위주로 대출을 내주고 있다”며 “신용이 좋더라도 이미 다른 대출로 채워져 있으면 중고차 금융은 대출이 안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캐피털사가 줄줄이 대출을 중단하는 이유는 자금조달에 대한 어려움과 건전성 관리의 필요성이 모두 반영된 결과다. 캐피털사의 경우 대부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영업을 이어 나가는데, 신용등급이 낮은 캐피털채를 사려는 수요는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캐피털사 신용대출의 경우 대출 비교 서비스를 통한 대출은 이미 막힌 상황이라 중저신용자들의 연말 자금공급이 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대출 비교 서비스 토스에 따르면 캐피털사 중 우량한 업체에 해당하는 현대캐피탈, OK캐피탈, DGB캐피탈, 웰컴캐피탈 등 4사는 신용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이들 업체 중 한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가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비교대출 플랫폼을 통해 유입되는 차주들의 연체율이 높은 편이라 중단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