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16강’ 광화문 3만 인파,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벤투호가 일궈낸 '기적의 16강'에 광화문 일대는 함성과 눈물로 뒤덮였다.
3일 0시쯤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3만명이 한파를 뚫고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특히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한국-포르투갈전 후반 46분 황희찬 선수가 역전골을 터뜨리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를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이정민(25·여)씨는 "오늘 광화문 광장에 오길 너무 잘했다"며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을 줄 알았다. 기대를 크게 안했는데, 연장전에 골을 넣어서 너무 좋다"고 눈물을 흘렸다.
친구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던 구자휘씨(32)도 "한마음 한 뜻으로 (태극전사를) 응원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16강 브라질전에도 거리응원을 나올 것이다. 이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겅충겅충 뛰며 흥분을 가라앉지 못하던 강씨는 "이게 대한민국이죠! 너무 멋있다. 믿고 있었어요"라고 외쳤다.
이강인 유니폼을 입은 심현보군(19)과 김종윤군(19)은 '춥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히려 덥다"며 "열정으로 불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광장에 있던 시민 대다수는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 담요와 귀마개를 두르고 있었지만, "대~한민국!" 응원가가 나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들은 일면식 없는 주변 사람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뛰기 시작했다. 함성이 커지자 일부는 패딩을 벗어던지고 본격적인 응원전에 나섰다.
전남 목포에서 친구들과 함께 서울에 올라온 김은주씨(19)도 붉은 티셔츠 안에 티셔츠 여러겹을 껴입고 응원전에 나섰다.
김씨는 "수능 때보다 덜 추운 것 같다. 이 정도 추위는 아무렇지도 않다"며 "흰 패딩이나 검정 패딩을 걸쳐 입고 응원하는 사람을 누가 '붉은 악마'라고 부르겠느냐"고 반문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앞선 2경기서 1무1패(승점 1)로 16강 진출이 희박하던 한국은 극적 역전승과 함께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관람을 마친 시민들은 경찰 안내에 따라 퇴장했다. 일부 시민들은 서로 얼싸안았고 "대~한민국"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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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