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빙하기… 연말 미분양 아파트 더 쌓인다
건설업체 밀어내기 공급 많아
이달 미분양 물량 최대치 예상
세종 등 일부 규제지역 더 심할듯
실수요자인 무주택자 청약 줄어
미계약분 무순위서도 주인 못찾아
전국 미분양물량이 이달에 연중 최대치로 올라설 전망이다. 건설사 등 주택사업자들이 올해 들어 11월에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봤다. 건설업체들이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인상 및 내년 분양경기 침체를 우려해 '연말 밀어내기' 분양물량이 많아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 대형 건설사들이 공급한 일부 수도권 아파트에서도 미계약분이 발생해 무순위 공고가 이어지는 등 미분양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9일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11월 아파트 미분양물량 전망지수'가 131.4p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12년 6월 관련 통계 집계이후 10년5개월 만에 최대치다.
실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국토교통부가 집계한 9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4만1604가구이다. 전월(3만2722가구) 대비 27.1%(8882가구) 급증한 규모다. 수도권은 7813가구로, 전월(5012가구) 대비 55.9%, 지방은 3만3791가구로 전월(2만7710가구) 대비 21.9% 급증했다.
반면, 실수요자인 무주택자들의 청약 열기는 식어가고 있다. 이날 기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한화포레나 미아는 5차 무순위 청약 공고를 냈다. 파주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 역시 무순위 공고를 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미계약분에 대해 청약 허들을 낮춰 수차례 무순위청약(미계약분 등에 대해 추첨으로 당첨자를 정하는 방식)을 거쳤음에도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한 물량이 남았다"며 "청약 경쟁률이 1대1을 넘으면 무조건 무순위청약으로 잔여가구를 공급해야 하는 탓에 'n차' 무순위청약도 반복되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주택사업자들이 11월 아파트 미분양 물량을 높게 전망하는 것은 사업자들이 지난해 묻지마 청약 열풍이 불 정도로 호황이던 분양경기를 체감하다 올해 확 바뀌었기 때문이다.
권지혜 주산연 연구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국면에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내집마련이 가능한 청약 열기가 지난해와는 다르다"며 "그동안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뤄온 분양 일정이 집중될 경우 미분양 물량 전망이 더욱 증가할 수도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주산연이 집계한 11월 수도권의 아파트 분양전망 지수는 36.8p로 2017년 10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이다. 서울은 2.5p(전망지수 53.7→51.2), 경기는 9.0p(전망지수 38.5→29.5), 인천은 8.3p(전망지수 37.9→29.6)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세종은 9.6p(전망지수 42.9→33.3) 낮게 전망됐다. 이는 수도권 일부와 세종에 남아있는 규제정책이 전망지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상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미분양과 미입주 적체에 따른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되는 만큼 규제완화와 세제개편, 공적금융지원 등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분양전망지수는 주산연이 주택사업자 500여곳을 대상으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조사해 수치화한 지표다. 수수치는 0에서 최대 200까지이다. 지수가 10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고, 10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미분양의 경우 100이 넘을수록 미분양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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